트럼프, 우크라이나 지원 재개 조건…광물로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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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 Alliance/Abaca]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담을 준비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한 광물 협정 체결만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정보 공유를 재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 관계자와 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광물 자원에 대한 지분을 확보하는 협정 체결을 원하고 있지만 동시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 협상에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는 등 구체적인 양보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선거 재개와 젤렌스키의 지도자직 사퇴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법이 발효되면서 헌법상 선거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브라이언 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동회의에서 낭독한 것처럼, 우크라이나가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주 사우디에서 열릴 회담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며, 궁극적으로 이번 잔혹한 전쟁과 유혈 사태가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군사 장비 지원 및 정보 공유가 중단된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은 올해 들어 민간인 사상자가 가장 많았던 날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피해는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2025년 현재 사상자 수는 2024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정보 공유 중단이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이 같은 공격이 사전 계획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백악관에 대해 지원 및 정보 공유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젤렌스키가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만큼 이르면 다음 주 무기 및 장비 지원과 정보 공유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 아래 지속적인 평화를 이룰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방어에 필요한 정보는 제공하고 있지만, 러시아 목표물에 대한 타격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즉, 러시아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우크라이나에 경고할 수는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목표 좌표를 제공하는 것은 중단된 상태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표적 정보, 위성 영상, 신호 정보 등을 제공해 왔지만 최근 정보 공백이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서방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하루하루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더욱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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