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참전 중국 병사들 “오지 말라…좋을 게 없다” 만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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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중국인 남성이 우크라이나 당국에 심문을 받으면서 가족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5.04.10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훈련소부터 인종차별”…전사자 가족에 돈 지급 늦어지기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용병으로 참가한 중국인들이 애초 약속받은 조건과 달리 열악한 처우 등에 고생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중국인 병사들이 잔인함과 인종차별, 임금 체불 등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들은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믿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 병사들 역시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의 사례에서처럼 ‘총알받이’로 소모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다른 용병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인 병사들도 위험한 공격 부대의 최전선에 배치되곤 한다”며 “러시아는 슬라브인 정규 부대를 최전선에 보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이 낮은 전방 전투를 수행할 용병을 고용하는 데 돈을 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중국인 신병이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스톰-Z’ 부대에 배치됐으며, 첫 번째 임무부터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스톰-Z는 죄수들을 모집해 만든 부대로, 러시아인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위험한 임무에 투입돼 높은 사상자 비율을 기록했다고 한다.

자오루이라는 이름의 충칭 출신 용병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오지 말라”며 “와서 좋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동포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국인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 드론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공개된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자신을 ‘마크롱’이라고 소개한 중국인 병사가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려 한다”며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전쟁을 겪지 않아 전쟁의 실상을 모른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훈련소 때부터 흑인과 아랍인, 중국인에 대한 심각한 인종 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러시아 당국이 전사한 중국인 병사의 가족에게 40만 위안(약 7천800만원)을 지급해야 하지만, 자주 늦어지곤 한다고도 전했다.

또 러시아군이 계약이 만료된 중국인 병사를 내보내 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지휘관들이 “전쟁에 승리해야만 계약이 만료된다”며 전역을 거부하고, 이에 일부는 목숨을 걸고 탈영하기까지 한다는 것이 중국인 병사들의 전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