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이제는 집 앞 TJ맥스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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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의 한 TJ맥스(TJ Maxx)매장에서 ‘Korean Beauty Finds’를 별도로 구성해 한국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윤연주 기자

미주 할인 매장에도 불어온 한국 화장품 열풍…
북미 오프라인 유통 본격 확장
온라인보다 저렴한 할인 매장 ‘인기’

한국 화장품은 더 이상 ‘해외 직구’나 온라인 전용 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이제는 북미 어디서든 티제이맥스(TJ Maxx), 마샬(Marshalls) 같은 대형 할인 매장에서 라네즈, 이니스프리, 마녀공장, 조선미녀, 메디힐 등 익숙한 K-뷰티 브랜드를 손쉽게 만날 수 있다.

K-뷰티 열풍은 2022년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조선미녀의 ‘맑은 쌀 선크림’이 선크림 부문 1위를 차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기반으로 한국 중소 뷰티 브랜드들이 아마존 입점에 성공하며 빠르게 인지도를 넓혀갔다.

미국 내 K-뷰티 인기는 수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57.3% 증가한 17억5,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직접 보고 고르는’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따라 K-뷰티 브랜드들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은 9개국에 4,500개 이상의 할인점을 운영하는 글로벌 유통기업 TJX와 계약을 체결하고, 북미 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JX는 미국의 티제이맥스, 마샬, 홈센스는 물론, 캐나다의 위너스(Winners) 등 다양한 상설 할인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유통 체인이다.

최근 이들 매장에서는 K-뷰티를 포함해 중고가 명품 ‘매스티지(masstige)’ 브랜드의 입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떠오르면서, 물가 상승 속 ‘가성비’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필수 쇼핑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 매장에는 아예 ‘K-뷰티 존’을 별도로 구성해 한국 화장품만을 선보이기도 한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tjmaxxbeautyfinds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다양한 K-뷰티 및 글로벌 뷰티 제품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할인 매장에서 새로운 한국 화장품을 발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올리며, ‘보물찾기’ 같은 쇼핑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어내고 있다.

시카고 다운타운의 한 티제이맥스 매장에서 K-뷰티 제품을 고르던 켈리(Kelly) 씨는 “SNS를 통해 한국 스킨케어 제품을 알게 됐는데, 집 앞 매장에서 다양한 화장품을 직접 보고 살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아마존 같은 온라인보다 더 저렴하고, 새로운 제품도 자주 입고돼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