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치매 노인 재산 빼돌린 60대, 명품소비에 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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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file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92세 고령의 치매 환자로부터 약 400만 달러를 빼돌려 사치스러운 소비에 사용한 60대 남성이 체포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검찰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필라델피아 북서쪽 플라우어타운(Flourtown)에 거주하는 제임스 배트(66)가 다수의 중범죄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배트는 피해자 앨리스 리네먼(92)이 생존해 있던 시기와 사망 이후인 2019년 8월 이후까지 자금을 빼돌렸다. 배트는 리네먼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으며 유산 수혜자 중 한 명이자 그녀의 유언 집행자 및 신탁 관리자였다.

케빈 R. 스틸 카운티 검사장은 “피고는 치매를 앓던 고령 여성을 상대로 370만 달러 이상을 횡령해, 리네먼과 그녀의 유산, 그리고 상속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자산을 고갈시켰다”며 “검찰은 이 악질적인 범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리네먼 가족에게 돌아가야 할 돈으로 호화로운 삶을 누린 배트를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배트는 리네먼이 생존해 있던 시기에 그녀 명의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x) 신용카드를 사용해 약 3만 달러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또 카드 청구서를 자신의 주소지로 돌리고, 본인의 파트너를 카드 사용자로 등록했다.

이외에도 두 개의 은행 계좌에서 수십만 달러를 인출한 정황이 확인됐다.
리네먼 사망 이후인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배트는 그녀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 앞으로 총 139장의 수표를 발행했으며, 하나의 계좌에서는 59만 2,400달러, 또 다른 계좌에서는 130만 달러 이상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총 횡령 금액은 371만 5,318달러에 달하며, 배트는 이 돈을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 영화관, 해외여행, 명품 쇼핑, 성형 수술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사건은 리네먼의 친척 두 명이 배트를 고소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들은 배트가 리네먼의 유언 집행자였음에도 유산을 분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트는 수혜자 한 명에게만 15만 달러를 지급했을 뿐, 나머지 금액은 아무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2023년 법원은 배트를 리네먼의 신탁 관리자에서 해임하고, 유산 자산 반환을 명령했지만, 그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 19일에도 배트를 법정모욕죄로 판결하고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현재 배트는 몽고메리 카운티 교정시설에 수감돼 있으며, 보석금은 9만 9,000달러로 책정됐다. 재판부는 배트가 리네먼의 자산을 보석금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예비 심리는 5월 6일 열릴 예정이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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