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주택 보험시장, 3년 새 50% 이상↑
보험료 절약하려면…
미주 전역에서 주택 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며 주택 소유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리노이주도 최근 3년간 주택 보험료는 평균 50% 이상 상승한 사례가 확인됐다. 일리노이주의 주택 보험료 상승률은 유타주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화 종합보험 대표는 “가입된 보험회사나 고객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일리노이 지역 주택 보험료가 오른 건 분명하다”며 “많게는 50%, 적게는 5~10% 정도 인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험료 인상의 주된 원인은 기후 변화다. 반복되는 홍수와 강풍, 우박, 토네이도 등 극단적인 날씨가 일리노이 전역을 강타하면서 보험사들은 이 지역을 고위험군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카고 지역 역시 지난 몇 년간 큰 홍수 피해를 반복적으로 겪었고, 보험사들은 리스크를 반영해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보장 범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일부 중서부 주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등 보험시장 자체가 위축되는 모습도 보인다.
박 대표는 “자동차 보험은 최근 일부 고객의 경우 인하된 사례도 있었지만, 집 보험은 다르다”며 “기후 리스크와 비용 상승 요인이 계속되는 만큼 내년에도 보험료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기후 요인 외에도 팬데믹 이후 지속된 인플레이션, 건축 자재 비용 및 인건비 상승과 재보험료 인상 등이 보험료 급등의 배경이 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
박 대표는 “보험료는 그대로지만 ‘디덕터블’(Deductible, 자기부담금)이 오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디덕터블은 사고나 피해 발생 시 보험금 청구 전에 소비자가 먼저 부담해야 하는 금액으로, 이 금액이 높아질수록 실제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셈이다.
보험료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박 대표는 몇 가지 절약 팁도 전했다.
박 대표는 “우선 보험사들은 잦은 클레임(보험금 청구)을 하는 고객에게 갱신 시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는 경우가 많다”며 “작고 경미한 집수리는 가능하면 자비로 처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험료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디덕터블을 높이거나, 불필요한 보장 항목을 조정하는 방식도 보험료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이런 경우 실제 피해 발생 시 본인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커질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험료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기후 변화와 보험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주정부와 보험업계는 기후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마련과 함께,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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