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교육 방식 강점 살리며, AI시대 변화에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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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본보를 방문한 시카고 한국교육원 송선진 원장이 중서부 지역 재외동포 대상 교육 사업과 한국어·문화 보급을 위한 주요 활동을 소개했다. 사진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국교육원 송선진 원장
“중서부 공교육 내 한국어반 확대 장기적 목표”

“중서부 공립학교에서 한국어가 정규과목으로 자리 잡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입니다”
시카고 한국교육원 송선진 원장이 4월 30일 본보를 방문해 중서부 지역 재외동포 대상 교육 사업과 한국어·문화 보급을 위한 주요 활동을 소개하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시카고로 부임한 송 원장은 한국 교육정책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2년 행정고시 46회로 교육부에 입부한 후, 대입제도과장과 교육복지과,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 등 교육부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며 교육정책의 핵심을 이끌어왔다.

송 원장은 “인공지능(AI)의 등장과 기술 발전으로 교육 현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통적인 교육 방식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부임 이후 중서부 지역 재외동포 차세대를 위한 한국어 및 한국 문화 교육의 방향성과 그 속에서 교육원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며 “교육원은 교재를 개발·보급하는 역할을 넘어, 교육 플랫폼으로서 더 큰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교육 내 한국어반 확대 ‘교육원 핵심 과제’

미국 중서부 13개 주를 관할하는 시카고 한국교육원은 재외동포 자녀들과 현지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 및 문화 보급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중서부 공립학교를 중심으로 한국어 수업을 정규 교과로 확대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송선진 원장은 “한국어도 다른 언어들처럼 공립학교의 정규 과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나가는 것이 큰 목표”라고 귀띔했다.

현재 시카고 한국교육원이 지원하는 중서부 지역 공립학교는 일리노이(IL), 인디애나(IN), 미시간(MI), 오하이오(OH), 켄터키(KY), 위스콘신(WI), 미네소타(MN) 등 7개 주의 고등학교 11개교, 중학교 6개교, 초등학교 1개교, 초·중 통합학교 8개교, 초·중·고 통합학교 2개교 등 총 28개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운영 수업은 128개에 이르며, 이 중 110개가 정규 한국어반, 18개가 방과 후 수업이다. 전체 수강 학생 수는 약 2,995명으로, 정규 수업에 2,683명, 방과 후 수업에 312명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시카고 지역 공립학교에서는 정규 한국어반이 5개교, 방과 후 수업이 2개교에서 운영되고 있다.

송 원장은 “교육원에서는 학교의 여건에 따라 각 교육청과 매칭펀드를 하거나, 교재를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원은 수업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은 물론, 우수 학생들에게는 장학금과 한국 방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 교장 및 관리자 대상 한국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중서부 한글학교 70여 곳, 안정적 운영 협력

중서부 지역에는 미중서부한국학교협의회 소속 한글학교도 약 70여 곳 운영되고 있다. 교육원은 한국학교협의회와 함께 한글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교재 및 학습 자료 제공, 교사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 교육 전문성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한국학교협의회 한글학교는 재외동포재단의 소속이고, 교육원은 한국 교육부 산하 교육 기관으로서 교사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송 원장은 “일리노이주 초·중·고교의 한국어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정규자격을 보유한 교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 영향 속 한국어 인기 상승… 문화 체험 행사도 활발

K-드라마와 영화, K-POP 등 한류 문화의 영향으로 한국어에 대한 현지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원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재외동포 차세대와 현지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한국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5일 열린 ‘제6회 미 중서부 대학생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는 20여 개 대학에서 예선을 통과한 39명의 현지 학생들이 참가해 한국어 말하기 실력을 겨루었으며,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열린다. ‘2025 미중서부 한국어 채택반 학생축제(World Language Korean Festival)가 5월 7일(수) 오전 10시부터 시카고 한인문화원 비스코 홀(9925 Capitol Dr, Wheeling)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올해로 7번째를 맞는다.

중서부 지역 한국어반 학생 300여 명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이 날 행사는 김정한 시카고 총영사의 축사를 시작으로 대금 연주, 태권도 시범, K-POP 공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후에는 사물놀이와 붓글씨, 종이접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송 원장은 “앞으로 미중서부한국학교협의회와 교육청, 학교 등과 함께 협력해 교육원이 세운 목표들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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