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로 알아보는 건강 관리의 비밀
“헬스장 등록은 했는데, 가기 싫어”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유지가 안 돼…”
혹시 이런 말을 반복하고 있다면, 본인의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한번 들여다보자.
요즘 MBTI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기 위한 ‘비밀 무기’로 자리잡고 있다.
성격 유형별 특징을 파악해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고, 나에게 맞는 운동 루틴이나 식습관을 조정하는 ‘MBTI 건강법’까지 등장하고 있다.

MBTI, 성격유형을 넘어 ‘생활 설명서’
MBTI는 개인의 성격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는 심리 검사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의 캐서린 브릭스와 그녀의 딸 이사벨 마이어스가 ‘칼 융의 심리 유형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MBTI의 뿌리인 ‘칼 융의 이론’에서는 성격을 크게 네 가지 기준으로 구분했다. 외향(Extraversion, E)과 내향(Introversion, I), 감각(Sensing, S)과 직관(Intuition, N), 사고(Thinking, T)와 감정(Feeling, F), 판단(Judging, J)과 인식(Perceiving, P)으로 나눴다. 이를 바탕으로 브릭스 모녀는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했다.
MBTI는 원래 여성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여성들이 군수 산업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려 했지만, 적성에 맞는 직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릭스와 마이어스 모녀는 성격에 따라 직업을 추천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그 결과 MBTI는 전쟁 중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지금은 어떨까? MBTI는 더 이상 ‘취업 적성검사’에 그치지 않는다. 연애나 친구 관계,인재 채용은 물론이고, 운동이나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같은 건강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성격 유형에 따라 나에게 맞는 건강 관리 방식이나 운동 스타일도 찾을 수 있다.
MBTI로 찾는 운동 스타일
운동 루틴도 MBTI 유형에 따라 성격에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
계획적인 성향을 가진 ‘J’(판단형)는 일정한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운동을 하는 것을 선호하며, 체계적인 운동을 즐긴다. 헬스나 요가처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성과를 쌓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자유로운 성향을 가진 ‘P’(인식형)는 기분에 따라 운동을 바꾸는 것을 좋아한다. 정해진 계획보다는 즉흥적으로 운동을 즐기며, 댄스나 자전거 타기처럼 변화를 주는 운동이 적합하다.
에너지가 넘치는 외향형 ‘E’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활동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단체 운동이나 그룹 운동에 잘 적응하며, 활발하게 움직이는 활동에서 에너지를 소진한다. 에어로빅이나 농구 같은 단체 운동이 외향형에게 잘 맞는다.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내향형 ‘I’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운동을 선호한다. 산책이나 요가와 같은 개인적인 운동을 통해 안정감을 느끼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감정형 ‘F’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친구나 파트너와 함께 운동할 때 더 즐거움을 느끼며,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운동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사고형 ‘T’는 논리적이고 효율성을 중시하며, 성과 중심의 운동을 선호한다. 체력 단련이나 근력 운동을 좋아하고, 근력 강화 운동이나 크로스핏과 같은 고강도 운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성격에 따라 다른 번아웃 증상과 회복법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번아웃(심리적 탈진)은 그 원인과 증상, 회복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다. MBTI 성격 유형을 통해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면, 번아웃이 오는 지점을 더 잘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향형(E)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 에너지를 얻는 성향이지만, 오히려 고립된 환경이나 반복적인 개인 업무에 오래 노출되면 쉽게 지친다. 반대로 내향형(I)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충전하는 사람들로, 회의가 많은 환경이나 끊임없는 피드백 같은 대인 관계가 잦은 상황에서 에너지가 소모되기 쉽다.
감정형(F)은 타인의 감정에 민감해 공감 능력이 뛰어난 대신, 감정 노동이 많은 직무에서 정서적 소진을 자주 경험한다. 반면 사고형(T)은 감정보다 논리를 중시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구조나 명확한 성과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처럼 성격적 특성을 알면, 어떤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어떤 방식으로 회복하는 게 자신에게 맞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향형은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단체 운동 같은 활동적인 방식이 도움이 되고, 내향형은 조용한 산책이나 혼자만의 시간이 효과적일 수 있다.
무료 MBTI 검사는 참고용
공식 MBTI 검사는 전문 상담가가 해석하는 유료 검사지만,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무료 검사도 많다. 대표적인 무료 사이트로는 www.16personalities.com/ko가 있으며, 10-15분 정도의 검사를 통해 본인의 성격 유형을 간편하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무료 검사는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결과를 절대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성격 유형을 근거로 사람을 단정 짓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MBTI를 지나치게 신뢰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하나의 방법”으로 접근할 것을 권장한다.
타고난 성격은 쉽게 바꾸기 어렵지만, 그 성격에 맞는 건강한 습관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만약 다이어트를 반복해서 실패하거나 운동이 재미없다고 느꼈다면, 자신의 성격과 맞지 않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일 수 있다. MBTI를 활용해 자신의 성향에 딱 맞는 건강 루틴을 찾아보자.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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