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 →교황 레오 14세
▶시카고 가톨릭 신학교 총장, “가난한 자에 귀를 기울이는 지도자”
▶존슨 시장, “모든 멋진 것은 시카고에서 나와”
▶2027년 한국방문 예정
미국인 교황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바티칸에 모인 추기경들은 현지시간 8일 저녁 3차 전체 투표를 통해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Robert Francis Prevost) 추기경을 교황으로 선출했다.
프리보스트는 교황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이날 저녁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 세계 수십 개국을 대표하는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의 비밀 투표가 3분의 2에 도달했다. 시스티나 성당 굴뚝의 하얀 연기는 선출된 사람이 교황직을 수락했음을 알리는 신호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이번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둘째 날에 선출에 도달했다.
한 시간 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명의 신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교황의 라틴어 선언 “아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을 듣고 환호가 터져 나왔으며, 로마 가톨릭 교회에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했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가톨릭 교회는 지난 4월 21일 프란시스코 교황이 서거한 이후 ‘교황의 자리가 비어 있다’는 뜻의 ‘세데 바캉테(sede vacante)’ 기간에 들어갔다.
두 행사가 열리는 동안 전 세계에서 온 수만 명의 신자들이 성 베드로 광장 거리를 가득 메우고 깃발을 흔들며 “비바 엘 파파”-“교황 만세”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바티칸 성벽 뒤에서는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투표가 확정되고 새 교황에게 성 베드로의 왕좌가 공식적으로 제의된 후, 어떤 성인의 이름을 교황으로 삼고 싶은지 묻는 질문이 이어졌고, 새 교황은 ‘레오’라는 이름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바티칸에 따르면, 새 교황이 선거결과를 수락하면 다른 결정이 없는 한 콘클라베는 즉시 종료된다. 이 과정에서 시스티나 성당에 외부인은 출입이 불가하나 임시 국무장관, 국가관계장관 등 긴급한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 사람들은 출입할 수 있다.
새 교황은 시스티나 성당 옆의 작은 방인 ‘눈물의 방’으로 이동해 처음으로 흰색 교황 예복을 입었다. 새로 임명된 교황이 종종 감정에 압도되기 때문에 ‘눈물의 방’이라고 불린다.
교황은 시스티나 성당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아 간단한 예식을 거행한 후 선임 추기경이 복음서의 한 구절을 낭독했다. 사제가 새로 선출된 교황을 위해 기도를 바쳤고, 안에 있던 추기경들은 모두 새 교황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새 교황은 ‘테 데움(Te Deum)’이라는 성가를 부른 후 성 베드로 대성당 문 위의 2층 발코니인 로지아로 이동해 성체성사 전 기도를 위해 바오로 성당에 들렀다.
레오 14세는 제267대 교황으로 1955년 9월 14일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30년 이상 페루에 거주한 그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까지 교황청 주교성 총대주교 겸 교황청 라틴아메리카 국무원장을 지냈다.
교황은 1982년 시카고 하이드 파크 가톨릭 신학교에서 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신학교 총장인 바바라 리드 수녀는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믿을 수 없었고, 기쁨과 자부심을 표현할 말조차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리드 수녀는 레오 교황을 특별한 연민을 지닌 뛰어난 지성이라고 전했다.
리드 총장은 그러면서 “새 교황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지도자”라고 덧붙였다.
190만 명의 가톨릭 신자와 216개의 본당이 있는 시카고 대교구 총대리 로렌스 설리반 주교는 레오 교황이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다며 “시카고와 미국을 위해 우리 중 한 명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매우 흥분되는 날”이라고 밝혔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소셜 미디어에 “교황을 포함한 모든 멋진 것은 시카고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아메리카 대륙 출신 교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전임이었던 고 프란시스코 교황은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이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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