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국제예술단체 션윈 공연 허용 판결
▶티켓 3분의 2가 판매된 시점 중국 측 공연 취소 요구
뉴욕에 본부를 둔 중화 예술 공연단체 션윈이 한국에서 예정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소식을 전한 에포크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대한민국 법원이 중국 정부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션윈 예술단이 예정된 공연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공연주최 측인 강원대학교는 4월 1일 션윈 예술단의 백령아트센터 공연 신청을 승인했다가 중국 대사관이 불만을 표명하자 계약을 취소했다.
대학 측은 공연 취소 결정이 학교의 공공 이익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대학 서한에 따르면, “강원대학교는 교육부 산하 국립 기관으로 대한민국의 공식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는 위치에 있으며, 이 문제가 외교적 문제로 번졌다”고 했다.
백령아트센터는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대학에서 공부하는 약 500명의 중국 유학생이 시위를 벌여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공익적 우려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춘천지방법원은 대학 측의 계약 취소를 재량권 남용이라며 션윈 측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션윈이 2007년부터 한국에서 공연을 개최해왔으며, 2017년 백령아트센터에서 두 차례 공연을 아무런 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잠재적 충돌에 대한 우려는 모호하고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불법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
판사는 또한 5월 6일과 7일로 예정된 공연을 불과 20일 앞두고 티켓의 3분의 2가 판매된 상태에서 취소가 이뤄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 시점에서 공연을 취소했다면 공연 주최 측이 재정적, 평판적 손해를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사는 덧붙였다.
션윈은 전 세계를 순회공연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공연을 할 수 없다.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탈출한 예술가들이 2006년에 설립한 션윈은 지난 20년 동안 매년 라이브 오케스트라와 함께 전 세계를 순회하는 동등한 8개 단체로 성장했다. 션윈은 ‘공산주의 이전의 중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중국 고전 무용을 선보이며, 일부 작품에서는 지난 26년 동안 중국에서 광범위한 박해를 받아온 정신 수련법인 파룬궁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탄압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중국 외교관들과 그들과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션윈의 글로벌 공연을 약화시키기 위해 정치적,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션윈의 공연 사회자 리샤이 레미쉬는 에포크타임스에 “한국 법원이 한국의 법을 지키고 중국 공산당의 압력에 맞서 싸우는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수년 동안 주한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은 션윈 공연을 취소하려고 시도했고, 여러 번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서울 KBS 홀에서 공연이 예정됐을 때도 션윈은 KBS로부터 중국 대사관의 공연 진행 금지요청에 따라 공연 4편이 갑자기 중단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이미 수천 장의 티켓이 예매된 상태였다.
백령아트센터는 공연을 취소한 후 사과문을 통해 자의에 의한 조치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학교와 교육부가 취소를 고집해 어쩔 수 없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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