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의 힐링 책장] “결혼을 앞두고, 왜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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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0대 예비 신랑 Y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어 가슴 벅찬 기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 마음 한켠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큰 전환점을 앞둔 긴장감 때문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명확한 이유는 찾기 어렵습니다. 단순한 감정의 기복이라기보다, 무엇인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저를 눌러오는 무게 같습니다. 기도도 드려보았지만, 그조차도 답답함을 완전히 씻어내주지 못합니다. 이 기쁨의 시간에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함께 기도해 주시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인생의 큰 축복을 앞두고 계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걸음을 내딛는 이 시기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순간일수록 뜻밖의 감정들이 찾아오곤 하지요.
그 마음속 ‘답답함’은 사실 두려움이 아니라, ‘책임을 느끼는 사랑’에서 오는 깊은 진지함일지도 모릅니다.
결혼은 단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그 사람의 삶을 함께 짊어지는 결단입니다. 어릴 적부터 우리가 꿈꾸던 결혼이 ‘행복’이라면, 현실에서의 결혼은 ‘책임’ 위에 세워진 행복입니다.
그래서 조상들은 결혼을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여기며 ‘어른이 되는 길목’이라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꼬마신랑’이라는 제도가 있었지요. 아직 철이 덜 든 어린 소년에게 연상의 여인이 민며느리로 들어와, 그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리며 함께 가정을 준비하던 지혜로운 제도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립니다. 누구도 대신 책임져주지 않고, 어떤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워지고, 때로는 두려움과 답답함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감정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심’이기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잠언 31장 10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 현숙한 여인을 얻겠느냐? 그의 값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하나님께서는 Y님에게 가장 귀한 보배와 같은 아내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보배는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질 수 있는 동반자입니다.
결혼은 인생의 길을 혼자 걷다가 처음으로 ‘함께’ 걸어가기 시작하는 축복의 여정입니다.
전도서 4장 9-11절에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기 때문이라.
혹시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혼자는 떨리고 두렵지만, 둘이 함께라면 그 떨림조차 따뜻한 용기가 됩니다.
Y님, 지금 느끼는 이 막막함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준비의 시간’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Y님이 그 길을 혼자 걷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당신 옆에 있는 그 소중한 손과 함께, 하나님께 손을 올리며 함께 기도해 보세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정한 평안과 기쁨의 샘이 솟아오르게 될 것입니다.

김정란(Esther)목사 / 시인
현) 서울 아가페교회 협동목사
전) 토론토 충신교회 협동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