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와 석유 거래 무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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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악시오스>

▶하원 법안통과 앞두고 마이애미 의원들과 긴박한 협상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의 석유 거래를 무산시켰다. 지난 22일 내려진 이 결정은 미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특사 릭 그레넬이 전날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석유사업 운영면허를 60일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을 갑작스럽게 뒤집은 것이다.

미 언론사 악시오스는 릭 그레넬의 이같은 발표로 하원의회내 마이애미에 지역구를 둔 공화당 의원들과 루비오 국무장관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셰브론의 석유 거래를 무산시킴으로써 좌초될 뻔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정치적 필요성의 문제이자 마두로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독재정권의 배를 불려준 셰브론의 석유사업 운영허가를 오랫동안 비판해온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설명했다.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궁극적으로 그는 루비오 장관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엑스를 통해 “바이든 정부 때 시작됐던 친 마두로 석유 면허가 오는 27일 예정대로 만료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그레넬 베네수엘라 특사의 셰브론 면허 60일 연장 발표는 루비오를 비롯한 정부 관료 및 플로리다 출신 쿠바계 의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하원에서 법안 통과 여부가 박빙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애미 출신 3명 의원(카를로스 히메네스, 마리오 디아스 발라트, 마리아 엘비라 살라사르)의 표를 잃을 수 없다는 판단에 셰브론에 대한 면허를 취소하는 조건으로 이들의 표를 확보했다는 것이 악시오스의 설명이다.

미국내 베네수엘라와 쿠바 커뮤니티는 좌파 정권을 피해 탈출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반사회주의 강경파인 마이애미 출신 공화당 세 명 의원들은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활동하며 마두로 정권의 배를 불려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

사실 지난 2월 부터 이들 의원들은 셰브론의 면허를 취소하는 대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 계획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바 있었다.

그 시한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넬 베네수엘라 특사로 하여금 마두로 정부와 베네수엘라내 미국인 수감자의 석방을 확보하고 셰브론의 면허를 일시적으로 연장하려는 협상을 시도했다. 그러나 법안 표결 시기가 맞물리면서 마이애미 의원들은 대통령의 이러한 계획에 반대하는 지렛대를 갖게 된 것이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규모 감세 및 지출 계획을 통과시키기 위해 마이애미 지역구 의원들을 만나야 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저녁 트럼프 대통령,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카를로스 히메네스 의원, 의회 연락관인 제임스 블레어 백악관 부보좌관은 닉 그레넬 특사와 셰브론 면허연장을 찬성하는 로비스트 등과 자리를 함께 했다.
그레넬 특사 측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와의 석유 거래에서 탈퇴하면 중국이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면허연장을 반대하는 측은 트럼프 정부가 마두로 정권에 처음 제재를 가했을 때 중국이 베네수엘라에서 세력을 크게 확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석유 시장이 거의 과잉 상태며, 배럴당 62달러는 생산자들에게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석유는 유황이 많고 무겁기 때문에 다른 석유보다 정제 비용이 더 비싸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애미 지역구 의원들에게 셰브론과 베네수엘라의 거래를 끝내겠다고 약속했음을 상기시켰다.

루비오 장관은 결국 지난 21일 밤 10시 57분 셰브론에 대한 베네수엘라 석유 면허 계약이 만료될 것이라는 것을 엑스에 올렸고, 이는 세 명의 마이애미 출신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약속을 지킨다는 신호였다.

결국 히메네스, 디아스 발라트, 엘비라 살라사르 의원은 22일 아침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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