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한인 업계 “신중한 시기, 지켜보는 중”
▶ 여행업계 “시위 여파 및 비자 심사 강화, 복합적 영향”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에 반발하는 시위가 LA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 오스틴,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로 시위가 번지고 있다. 시카고 다운타운 루프 지역에서도 지난 10일,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다행히 LA처럼 극단적인 폭력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한인 커뮤니티 및 업계를 중심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카고 한인 사회 내부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 등 외부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한인들이 모인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는 “서버브에 거주하다 보니 시위 실감을 잘 못했는데, 한국의 가족과 지인들이 ‘시카고는 괜찮냐’고 연락해 왔다”는 반응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또 시위가 벌어진 루프 인근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다행히 위험한 상황은 없었지만, 시위 당일 도로 통제로 인해 이동에 큰 불편을 겪었다”고 전했다.
테네시에서 시카고로 여행을 온 현역 미군 김준섭 씨는 머무르던 호텔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를 목격했다. 그는 SNS를 통해 “현재 시카고 여행 중인데, 트럼프 호텔 앞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경찰차 사이렌과 시위대의 구호 소리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시위 여파와 더불어 강화된 비자 심사 조치가 맞물리면서, 시카고 관광·여행업계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링컨파크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를 운영 중인 데이빗 윤 씨는 “보통 6~8월은 가장 붐비는 시기인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예약률이 낮다”며 “최근에는 예약을 취소한 고객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카고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지만,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전체적인 미국 분위기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스브룩에 위치한 샤프여행사의 레이첼 양 씨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양 씨는 “이번 여름 예약이 예년보다 확연히 줄었다”며 “성수기임에도 예약이 비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시위 전부터 일부 유학생과 영주권자들 사이에서는 입국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실제로 한국 방문을 계획했던 유학생들 중 상당수가 올 여름방학 귀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시위 사태까지 겹치며 국내외 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레이첼 양 씨는 “비자 심사 강화의 영향은 분명하지만, 시카고 지역 여행사에서는 아직 시위의 직접적인 여파는 크지 않다”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여행사 차원에서도 계속해서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LA에서 시작된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과 방화가 발생하며 그 여파가 시카고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LA에선 주 방위군과 해병대가 투입된 가운데, 연방 정부는 향후 30일간 LA 카운티에서의 이민 단속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미 다른 주요 도시로 확산되고 있어, 시카고 지역 사회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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