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퍼레이드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급습에 반대하는 ‘No Kings Day’ 시위가 15일 시카고 도심에서 대규모로 열렸다.
시위는 이날 오후 데일리 플라자(Daley Plaza)에서 시작돼 디어본(Dearborn) 스트리트를 따라 북쪽으로, 이후 와커 드라이브(Wacker Dr.) 동쪽 방향으로 진입하며 시카고 루프(Loop) 일대를 행진했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밝힌 참가자 수는 아직 없지만, 주최 측이 예상한 1만 명을 훨씬 웃도는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초반부터 시카고경찰국(CPD)의 스넬링 국장이 시위 행렬 앞줄에 모습을 드러냈고, 수백 명의 경찰이 교차로마다 배치돼 시위의 평화적 진행을 도왔다. 오후 4시 기준으로 시위는 큰 충돌 없이 평온하게 진행됐으며, 곳곳에 경찰의 두터운 경계가 유지됐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인디비저블 시카고(Indivisible Chicago)’는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평화적이고 가족 중심적인 집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작 전부터 아이들이 보도에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등 온 가족이 참여하는 분위기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ICE의 급습 작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타워까지 행진이 이어지자 일부 도로는 전면 차단됐고, ‘우리는 왕이 필요 없다’는 구호가 시내 곳곳에 울려 퍼졌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 진 다브로브스키는 “평범한 미국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최소한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우리는 왕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 단위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 생일과 미 육군 창설 250주년을 기념하는 워싱턴 D.C. 군사 퍼레이드에 맞춰 기획됐다. ABC 뉴스에 따르면, 시위를 앞두고 국토안보부(DHS)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속 방침을 일부 완화함에 따라, 농장·식당·호텔 등에 대한 급습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카고경찰국은 대규모 인파에 대비해 경찰들의 휴무를 취소하고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중에도 도심에서는 두 차례 이상의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으며, 이들 역시 대체로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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