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무대 선 한국인 틴터
▶ ‘도로 에비뉴’ 김승택 대표
“틴트 한 장에도, 단순한 기능을 넘어 감성과 기술이 함께 깃들어야 합니다.”
자동차 틴트 전문 업체 ‘도로 에비뉴(Doro Ave)’를 운영하는 김승택 대표는 자동차 창문에 입히는 틴트 한 장에도 장인정신이 깃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민자로서 낯선 미국 땅에서,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기술을 갈고닦은 그는 자동차 윈도우 틴팅(썬팅)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이제는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에서 기술자의 길로
어릴 적 꿈은 자동차 디자이너였다. 현실의 벽은 그의 꿈을 다른 길로 인도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열정은 변하지 않았다. 여러 관련 업종을 경험한 끝에 그는 자동차 틴팅이라는 분야에 매료됐고, 2013년 자동차 그래픽 작업과 래핑을 시작으로 업계에 발을 디뎠다. 2018년부터는 틴팅과 페인트 프로텍션 필름(PPF) 등으로 좁혀 본격적인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행을 타지 않고, 고객에게 꾸준히 필요한 기술이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그 답이 틴팅이었고, 지금도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가 말하는 ‘틴터’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물, 상업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특수 필름을 시공하는 전문가다. 요즘에는 열차단, 자외선 차단, 프라이버시 보호 등 실용성이 강조되며, 필름의 성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필름의 겹 수, 재질, 열차단율, 자외선 차단율 등에 따라 시공 방식과 결과가 달라지므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세계 무대에 선 한국 틴터
김승택 대표는 자신의 기술력을 검증받기 위해 ‘국제 윈도우 필름 컨퍼런스 틴트-오프(The International Window Film Conference and Tint-Off™, 이하 WFCT)’, ‘윈도우 필름 레볼루션(WFR) 등 총 3회에 걸쳐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이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윈도우 틴팅 대회 중 하나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축 등 다양한 윈도우 필름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무대다. 또한 자동차 틴팅, 페인트 프로텍션 필름(PPF) 등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다양한 활동과 ‘세계 최고의 틴터’를 가리는 경쟁이 펼쳐진다.
이 대회에서는 기술의 정밀도는 물론, 작업 속도와 창의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냈다.
그는 첫 WFR 출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2024년 WFCT에서 결승 TOP12에 오르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해 WFR 대회에서는 결승 TOP10에 진입하며 기술력과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틴터를 꿈꾸는 한인 후배들에게 길을…
김 대표는 지금도 현장에서 꾸준히 기술을 갈고닦고 있지만, 더 큰 목표는 ‘한국어로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미국 내 틴터 커뮤니티는 대부분 영어권 혹은 스페인어권 중심이다. 언어 장벽으로 인해 기술 교육을 받기 어려운 한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언어 때문에 기술을 배우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한국어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제가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자 여러 회사와 협력 중입니다.”
그는 한국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양국의 기술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트레이닝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로 트레이닝을 받고 샵을 창업하려는 한인들에게 정보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며,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혼자 닦아온 길이 헛되지 않도록, 이제는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은 것.
그는 “누군가에게는 단지 필름 한 장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그 안에 수많은 노력이 담겨 있다”며 “제 기술이 누군가의 일상이 편안해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윤연주 기자>
도로 에비뉴(Doro Ave)
인스타그램: .instagram.com/doroa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