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학사 학위를 가진 외국 유학생 출신 근로자들이 미국 태생 동료들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미국 경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혁신그룹이 최근 발표한 ‘전국 대학졸업자 조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내에 연중 전일제로 일하는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중 약 210만 명이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 처음 입국했던 이들로 추산됐다. 이들의 연봉 중간값은 11만 5,000달러로, 미국 태생 학위자들의 8만 7,000달러보다 약 32% 높은 수준이었다. 이 같은 소득 격차는 연령대별로도 꾸준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 출신 근로자 중 27%가 연구개발 업무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이는 미국 태생 근로자들의 12%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보고서는 “국제 유학생들의 졸업 후 미국 내 체류와 취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면, 이는 미국의 연구개발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통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학생비자를 무역 협상의 지렛대이자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외국인 유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기술혁신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혁신그룹의 연구·정책 분석가인 코너 오브라이언은 “미국에 유학 오는 사람들은 매우 유능하고, 야망 있으며, 근면하다”며 “이들은 고용주들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급하고자 할 만큼의 기술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수치가 반드시 미국 태생 근로자들의 역량이나 자질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은 미국 내 고급 인력 수급의 핵심 축 중 하나로 외국 유학생의 존재가 점점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민 정책과 유학생 비자 제도의 방향이 미국의 기술·산업 경쟁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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