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호변 5년간 수위 계속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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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lock Club Chicago>

미시간호 수위가 2020년 기록적인 최고치를 찍은 이후 최근 5년간 꾸준히 하락하면서 시카고 호변의 지형이 곳곳에서 변하고 있다.

미 육군공병단에 따르면 미시간호 수위는 2020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3.5피트 감소했다. 이로 인해 호안선이 확장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새로운 호변과 통로가 드러났다.

노스사이드 에지워터(Edgewater) 지역에서는 낮아진 수위 덕분에 인기 호변인 레인 비치와 오스터맨 비치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기존에는 두 호변을 이동하려면 셰리단 로드를 따라 걸어야 했지만, 올해는 드러난 넓은 모래사장을 통해 바로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오스터맨 비치 북쪽에 위치한 자연보호구역인 모래언덕 지대가 일반 방문객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에지워터 환경연합’ 자원봉사자 켈시 마일스는 “호변 사이를 오가는 것 자체는 문제없지만, 보호구역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카고 공원국 대변인 아이린 토스타도는 “호수 수위는 주기적으로 변하며, 현재처럼 수위가 낮아 호변이 넓어진 상황에서는 오스터맨 자연보호구역 앞에서도 수영과 보행을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쇼어 지역 주민들은 낮아진 호수 수위에 안도하고 있다. 2020년만 해도 67번가에서 73번가 일대 도로와 주택가가 상습 침수 피해를 입으며, 도로 폐쇄와 하수관 넘침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우스사이드 호변 침식 대응 태스크포스’ 창립 멤버인 줄리엣 더빈은 “그때는 버스도 우회하고 하수관이 터지는 등 심각한 안전 문제가 있었다”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지만, 근본적인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 육군공병단의 강수위 전문가 메건 로열에 따르면, 미시간호의 수위는 계절적 변동(겨울 저수위·여름 고수위)과 장기적 기후 변화의 영향을 모두 받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약 4피트 급등해 시카고 포스터 애비뉴 도그비치 등 일부 호변이 완전히 잠기기도 했다. 이후 2020년까지 기록적 고수위가 이어지며 노스사이드와 사우스사이드 일부 주택가가 위험에 처했다.

반면 최근 5년간은 강수량과 적설량 감소로 수위가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로열은 “아직까지 이번 하락세가 평년 범위를 벗어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1918년부터 현재까지 평균과 비교해 볼 때, 올해 수위는 약 6인치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변 경사도나 풍향에 따라 수위 변화가 호안선에 미치는 체감 효과는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로저스파크 지역은 2019년부터 호변 침식이 심각해 준웨이, 로저스, 하워드 비치가 여전히 출입 금지 상태다. 과거에는 정부 기관들이 돌담을 설치해 임시 보호 조치를 했지만, 호변 복원은 여전히 미완성이다.

에지워터 주민 카렌 게브하트는 “매년 수위가 달라질 때마다 우리 아파트 앞까지 물이 들어오기도 했다”며 “올해처럼 넓어진 호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날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든 물이 다시 차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며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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