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바라보는 6·25 전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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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발발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윤민영, 최단영, 윤연희, 윤채원.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역사는 잊지 않겠습니다”
▶ [주간한국 커버스토리] 윤민영 인턴기자

지난 6월 25일, 시카고 한인문화원 비스코 홀에서 6·25 전쟁 발발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1950년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은 저에게는 너무 오래전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이날 직접 행사에 참여하며 그날의 의미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한인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고, 저를 비롯한 시카고 한인 로타리클럽 소속 청소년 네 명이 기념 낭독문 발표자로 단상에 섰습니다. 전쟁의 아픔과 희생, 감사와 평화의 소중함, 그리고 우리 세대가 이어가야 할 책임에 대해 각자의 마음을 담아 낭독했습니다.
저는 낭독문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실제로 단상에서 목소리를 낼 때 한 가지를 깊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책으로만 배웠던 6·25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분들이 용감히 싸운 날이었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조국을 위해 헌신했던 참전용사들과 유엔군에게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었습니다.
오늘 시카고에 계신 참전용사분들은 이제 10여 분 정도뿐이었고, 연세가 높아 해마다 그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였는지, 더 절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미국에서 자란 저와 같은 1.5세나 2세 한인 차세대들에게 6·25 전쟁은 직접 겪은 사건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전쟁을 통해 지켜낸 나라 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 기억은 여전히 저희 안에 살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6·25는 분단의 역사 속 가슴 아픈 과거이지만, 그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애국 용사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모국의 발전에 힘쓰고, 미국과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우리는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하고, 그 가치를 이어가는 것이 저희 세대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느낀 감정과 배움은 단지 하루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6·25 전쟁은 75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그 기억이 다음 세대의 마음에서 계속 살아 있는 한, 이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이야기로 남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역사의 기억을 지켜가며,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한인 차세대로서 두 나라를 이해하고 이어주는 든든한 연결 고리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윤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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