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 밤, 미시간호 위로 수놓아질 불꽃놀이를 기대하고 있었다면 실망할 소식이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시카고는 올해도 공식적인 7월 4일 불꽃놀이를 진행하지 않는다. 네이비 피어 위를 가로지르는 불꽃쇼도, 미시간 애비뉴를 따라 울려 퍼지는 폭죽 소리도 없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갑작스러운 결정도, 새로운 정책도 아니다. 네이비 피어는 수년째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여름철 무료 불꽃놀이를 진행해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7월 2일 수요일 오후 9시와 7월 5일 토요일 오후 10시에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지만, 정작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금요일에는 아무런 불꽃놀이가 없다.
시카고시가 다운타운에서 7월 4일 불꽃놀이를 공식적으로 중단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시 문화특별행사국에 따르면, 예산과 안전 문제 등 행정적인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자체적인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는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대신 네이비 피어가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7월 5일 토요일 밤에는 기존 10분짜리 불꽃쇼 대신 15분짜리 확장판이 예정돼 있으며, 애국적인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는 ‘인디펜던스 셀러브레이션(Independence Celebration)’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Choose Chicago’와 ‘NASCAR 시카고 스트리트 레이스’가 공동 주최한다.
만약 꼭 7월 4일 당일 불꽃놀이를 보고 싶다면, 교외 지역으로 향하면 된다. 에반스턴, 스코키, 마운트 프로스펙트, 틴리 파크, 오크론 등 시카고 교외의 여러 도시에서 이날 저녁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다. 각 지역에서는 불꽃놀이 외에도 라이브 음악, 동물농장, 추모 행사 등 다양한 축제가 함께 열린다.
소음 없는 조용한 독립기념일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행사도 있다. 링컨스퀘어의 ‘위너맥 포스 포 올(Winnemac Fourth for All)’ 행사에서는 불꽃놀이 없이 가족과 반려동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축제가 진행된다.
올해 시카고의 독립기념일 밤이 조용하다고 해서 주말 전체가 심심한 것은 아니다. 단 하루만 더 기다리거나, 몇 마일만 더 이동하면 충분히 화려한 불꽃을 즐길 수 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