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트럼프 ‘빅 뷰티풀 법안’, 적자 우려에도 미 경제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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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tkwl

트럼프 대통령의 ‘빅 뷰티풀 법안(One Big Beautiful Bill·OBBB)’이 연방 적자를 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일부 은행들은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상원은 지난 1일 해당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대통령 서명 단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 법안은 대규모 세금 감면과 특정 분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향후 연방 적자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신용평가기관들의 경고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은행권 일각에서는 이번 법안이 미국 경제에 ‘필요한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미 은행협회(ABA)는 “법안 내 많은 조항들이 시급한 세금 감면을 제공한다”며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사이프 역시 “OBBB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향후 몇 년간 미국 경제에 거의 확실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프는 특히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세금감면 및 일자리법(Tax Cuts and Jobs Act)’의 주요 조항들이 오는 2025년 말까지 만료될 예정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법안은 소득세 인하, 자녀 세액공제 확대, 기업을 위한 세금 공제 확대 등을 담고 있어 만료될 경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모두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그는 “OBBB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만료 예정인 주요 세금 조항들을 연장해 2026년에 발생할 수 있는 급격한 재정 긴축을 막는 것”이라며 “OBBB의 투자세액 공제 확대 조항은 향후 몇 년간 기업 투자를 촉진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티은행도 “단기적으로 OBBB 통과와 미·영·중·일·인도·유럽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협정 체결이 미국의 성장 기대 심리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은행은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며, “법안 시행으로 인한 재정 지출 확대가 관세 수입으로 상당 부분 충당될 것으로 보여, 2025~2026년 중 채권 시장의 불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법안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핵심 쟁점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부채다.

의회예산국(CBO)은 이번 법안이 향후 10년간 최소 3조 달러의 연방 적자를 추가로 발생시킬 것이라고 추산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달 초 발표한 분석에서 이 법안의 세금 감면 조치가 기업과 개인, 통신·산업·에너지 등 주요 주식 섹터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동시에 “재정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세재단 산하 연방 조세정책센터의 에리카 요크 부센터장도 “이번 법안은 경제성장을 감안하더라도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를 크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안에 포함된 세금 감면 조치들이 복잡하고 비효율적으로 설계돼 특정 계층과 직종에만 혜택이 집중된다”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미 경제언론사 CNBC는 법안에 포함된 각종 복잡한 세금 규정들로 미 국세청(IRS)의 행정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