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과달루페 강 범람… 최소 24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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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물에 잠긴 커빌시/ 로이터>

텍사스 중부 과달루페(Guadalupe) 강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급류가 발생해 최소 24명이 숨지고, 어린이 캠프 참가자 수십 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4일 새벽 시간대 과달루페 강 유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면서 캠핑장과 주택단지, 차량, 인근 도로까지 순식간에 잠겼다.

특히 과달루페 강변에 위치한 여학생 기독교 여름캠프 ‘캠프 미스틱(Camp Mystic)’에서만 23명에서 25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캠프에는 총 75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가 중이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4일 밤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재난이었다”며 “구조인력과 장비를 밤새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필요한 자원은 제한 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일정을 마친 뒤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커빌이 포함된 텍사스 커 카운티 일대에 ‘급류 홍수 비상사태(Flash Flood Emergency)’를 선포했다. 이번 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최대 1피트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빌시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새벽 4시경 아무런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커빌시 달튼 라이스 시매니저는 “레이더로도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폭우가 짧은 시간 안에 쏟아졌다”며 “2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강물이 위험 수위를 훌쩍 넘었다”고 설명했다.

주 비상관리국도 이미 하루 전부터 텍사스 서부와 중부 지역에 폭우와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으나, 실제로 쏟아진 비의 양은 예보치를 크게 웃돌았다.

텍사스 주 비상관리국 윔 님 키드 국장은 “기상청 예보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의 양과 속도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예정됐던 독립기념일 축제와 불꽃놀이 행사는 전면 취소됐다. 커빌의 강변 축제장도 물에 잠겼고, 인근 캠핑장과 주택단지, RV파크 등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커 카운티 셰리프 래리 레이사에 따르면 이날 저녁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4명으로, 이날 오전 발표된 13명보다 크게 늘었다. 인접한 켄달 카운티에서도 1구의 시신이 발견됐지만, 이 사망자가 홍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는 “현재까지 23명의 여학생이 실종 상태로 확인됐다”며 “모든 아이들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실종된 이들이 발견된 시신 중 일부에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캠프 참가자들은 모두 안전하게 구조돼 대피 중이다.

커 카운티 롭 켈리 판사는 “이번 홍수 피해는 일부 산재된 주택단지와 캠핑장, RV파크를 강타했다”며 “홍수는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처럼 대규모 피해로 번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텍사스 당국은 이미 지난 3일 비상대응단계 격상과 추가 구조인력 배치를 단행한 상태였다. 이날 새벽 과달루페 강은 불과 45분 만에 수위가 26피트나 치솟았다.

현재까지 구조된 인원은 237명으로, 이 중 167명은 헬리콥터로 구조됐다. 추가 폭우가 예보됨에 따라 당국은 향후 24~48시간 동안 샌안토니오에서 웨이코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추가 급류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이날 밤 커 카운티 등 피해가 심각한 여러 카운티에 비상재난선언을 발령했다. 미 연방해양경비대와 연방재난관리청(FEMA) 인력도 추가로 투입돼 구조작업과 피해 복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심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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