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도 외출 시 여권 지참해야 할 정도로 심각”

7
nbc chicago

ICE, 시카고 전역서 이민 단속 본격화
시카고 태생 시민권자 테이저건에 맞아…
오인 체포·과잉 대응에 지역사회 불안 고조

시카고가 연방정부 이민 단속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최근 시카고 지역에서 ‘대대적 단속 작전(Operation At Large)’을 시작하며, 약 60일간 이어질 대규모 이민 단속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발표된 ‘미드웨이 단속 작전(Operation Midway Blitz)’에 이은 후속 조치로, ICE는 시카고를 범죄 불법체류자를 보호하는 ‘피난처 도시‘로 지목하며 집중 단속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작전은 국토안보부(DHS) 산하 국경순찰국장 그레고리 보비노가 17일 새벽, “시카고에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공식화됐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한 임무를 시카고에서도 이어간다”며 “도시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범죄 성향의 불법 체류자를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DHS는 이번 단속을 통해 “공공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들을 지역사회에서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작전 거점은 시카고 외곽 브로드뷰 ICE 시설과 노스시카고의 그레이트 레이크 해군기지로 알려졌다. 단속은 시카고 시내는 물론 교외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웨스트 시카고에서는 복면을 쓴 ICE 요원들이 시민들을 체포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카리나 비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들은 내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골라 체포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민자 커뮤니티의 연대를 호소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 출생 시민이 체포되고 테이저건에 맞는 사건까지 발생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일리노이주 데스플레인스에서 시민권자인 에드가 루이즈 씨가 가족과 함께 7-일레븐 매장을 나서던 중 ICE 요원들에게 포위돼 제압됐다. 당시 무기를 소지한 요원들이 조경업 트럭을 가로막고 다가오자 루이즈 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의 접근에 놀라 문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얼굴에 테이저건을 맞고 체포됐다.

루이즈 형제는 모두 미국 시카고 태생의 시민으로 확인됐지만, 사건 당시 ICE는 그를 포함해 가족 전체를 연행했다. 루이즈 씨는 이후 롬바드의 ICE 시설에 두 시간가량 억류된 뒤 석방됐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반면, 부친은 미등록 이민자로 알려졌으며 여전히 ICE에 구금된 상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역 사회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라티노 커뮤니티 리더십 협의회의 베르토 아구아요 공동 정책위원장은 “최근 몇 주 사이 이민자 커뮤니티 전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시민권자라도 여권을 지참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으며, 당국은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ICE 단속 작전이 확대됨에 따라, 시카고 지역 내 불안과 긴장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민권자에 대한 오인 체포와 과잉 대응이 반복될 경우, 연방 차원의 공식 조사와 외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