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피아니스트의 환상적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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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저녁 열린 HCC•본보 공동주최 20번째 콘서트에 초청된 장성 피아니스트가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HCC·본보 공동주최 20번째 라이브 콘서트 성황

시카고를 찾은 유명 한인 피아니스트가 슈베르트의 아픔을 담은 곡부터 스페인의 정취가 묻어나는 밝은 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하우스 콘서트 인 시카고’(디렉터 황규섭/HCC)와 본보가 공동주최한 HCC의 20번째 콘서트가 지난 28일 저녁 윌링 한인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음악 소사이어티 음악감독이자 전세계에서 활발히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성 피아니스트가 초청돼 약 1시간40분간 쇼팽 ‘Etude Op.10’, 슈베르트 ‘3 Klavierstucke, D.946’, 그라나도스 ‘Valses Poeticos’, 리스트 ‘Rhapsodie espagnole’ 등을 악보없이 열정적으로 연주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앵콜곡으로는 리스트의 ‘Cantique d’amour’를 연주했다.

특히 이날 콘서트에서 장성 피아니스트는 곡에 대한 시대적 배경, 음악가의 삶 등을 설명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고, 자신의 음악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과 친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관객들에게 “쇼팽의 에튀드 24곡 중 1번부터 12번까지 무작위로 6개를 골라달라”고 요청했고 관객들이 고른 1, 3, 4, 5, 7, 12번을 쉬지 않고 완벽히 연주해내 큰 감동을 자아냈다. 그의 연주에 감동받은 몇몇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지도 했다.

장성 피아니스트는 공연에서 “어릴 적 내 연주에 단 1명이라도 감동받아 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LA에서 공연했는데 문제가 발생해 10명이 왔고 낙담했었다. 그런데 연주가 끝나고 한 관객이 펑펑 울면서 내게 무척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또다른 삶이 시작됐다. ‘유명해지지도 않았는데 왜 꿈을 잃었을까’라고 자문하며 관객수와 관계없이 열심히 피아노를 치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무대 기회를 주고, 관계자들은 어떤 이익도 없이 대중들에게 음악을 소개해오고 있는 HCC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오장석(스티븐슨고 12학년)군은 “피아노 선생님의 추천으로 어머니와 함께 참석했는데 무척 감명 깊은 연주회였다.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멋진 연주였고 열정적으로 공연을 펼친 장성 피아니스트님께 감사드린다.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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