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혼여행 갔던 곳 다시 가보고 싶으세요?

1764

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저희 집 거실에는 커다란 미국 지도가 한 장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지도위에는 우리 가족들이 함께 여행했던 여행지를 표시한 작은 핀들이 박혀 있습니다. 넓고 넓은 땅 미국에 온 이후에 우리가 얼마나 멀리, 얼마나 많은 곳에 가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표시하기 시작했는데 꽤나 많은 핀들이 꽂혀 있네요. 동부 보스턴에서 남쪽으로는 플로리다 올랜도 북쪽으로 캐나다 퀘백, 그리고 서쪽으로는 LA까지… 물론 아직 가보지 못한 멋지고 아름다운 장소들이 훨씬 많지만 오히려 언젠가는 저곳에도 핀을 꽂아야지 하는 마음에 아쉬움보다는 설레임이 더 마음을 흥분되게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이혼하는 부부 3쌍 중 한 쌍은 휴가를 다녀온 뒤에 갈라선다고 하는 것입니다.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 (독일인 의학박사이자 코미디언 공연가)이 쓴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현대인들에게 지난 인류 역사 가운데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을 만큼의 휴가라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오히려 그것이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원하는 멋진 휴식을 얻으려면 여행을 무사히 잘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커플들에게 스트레스는 여행을 떠나기 훨씬 전부터 시작됩니다. 첫 번째 위기는 장소를 물색하는 시점에 벌써 찾아옵니다.

“그 짧은 시간에 그렇게 멀리까지 가?”

“당신이 누군가와 이미 가본 곳에는 가고 싶지 않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건 어때?”

“그럼 나하고 단둘이는 재미없다는 거야?”

“휴가를 떠나기 전 부터 시작된 갈등은 휴가지에서 5쌍 중 하나는 관계에 심각한 금이 갈 정도로 격렬하게 다투는 일로 번진다고 합니다. 몇몇 부부들에게 신혼여행 때 갔던 곳에 다시 가보고 싶지 않은지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천만에 말씀”이라더군요. 살인범은 범죄 현장에 언제고 꼭 다시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부들은 신혼여행지에 다시 가기를 꺼립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에는 자신의 소중한 경험을 보호하고픈 욕구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반복은 유일무이 한 가치를 훼손시킬 테니까요. 기억 속 장면은 그곳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보다 아름답기 마련입니다. 하물며 현재 그곳의 실상과는 아예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中에서)

신혼여행 갔던 곳은 그저 기억속에 신비롭고 아름다운 추억의 장소로 남기고 싶을 뿐 굳이 그 현실과 실제를 되새기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의미겠지요. 물론 오해는 하지 맙시다. 모든 부부들이 신혼여행을 끔찍한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사실 저도 저희 집 거실 벽 지도위에 꽂혀 있는 핀들을 보면 모두 행복한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내와 말다툼하고 아이들에게 괜한 짜증을 부리고, 가는 길에 여행 경비가 없어 자동차 기름이 떨어질까 마음 졸이기도 했던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들도 있지요. 그래도 그 시간들을 함께 했고 그 기억들을 함께 공유하며 나눌 수 있는 나의 아내가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여행이 아무리 힘들어도 누군가와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는 것 처럼 말입니다.

“이 사람들은 …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며”(요한계시록 14:4) 오늘 성경은 우리가 하늘까지 무사히 도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주시는데. 그것은 바로 어린 양 되신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저 하늘 본향에 가는 길이 때로는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주님과 함께 라면 즐거운 길이 될 것입니다. 나의 아내, 나의 남편과 함께 우리 예수님 따라가는 여행, 하늘 가늘 길에 동행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