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미국 사는데”···한국서 ‘로맨스 스캠’ 사기

3612

주로 SNS 통해 접근
사랑한다며 돈 필요
40대 여성, 거액 뜯길뻔
외국인 남성 2명 체포

미 전국에서 대규모 로맨스 스캠 사기단이 대거 적발된 가운데 한국에서 로맨스 스캠 사기가 기승을 부려 거액을 뜯기는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 경찰에 따르면, 강원도에 사는 40대 여성 A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캘리포니아 출신 남성에게 속아 9,000만원을 사기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SNS를 통해 알게 된 이 남성은 A씨에게 자신을 캘리포니아에 사는 선박기술사라고 소개하며 접근해 두 사람은 사랑을 이야기할 정도로 빠르게 가까워졌다.
A씨는 남성과의 관계를 애인으로 느끼게 됐을 때, 이 남성은 “한국으로 가서 같이 살고 싶다”는 말과 함께 돈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에서 집을 구할 돈 70만 달러를 항공화물로 보낼 테니, 통관비용을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이 남성은 다시 “항공화물로 보낸 돈이 적발됐다. 벌금을 내야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더니 “돈세탁 의심을 받고 있어 증명서를 발급해야 하는데 발급비가 없다”며 또다시 돈을 요구했다. 결국, A씨는 이 남성의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9,000만원을 송금하고서야 사기라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최근 LA를 중심으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로맨스 스캠’으로 불리는 신종 금융사기 피해자다.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SNS 및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하여 호감을 표시하고 재력, 외모 등으로 신뢰를 형성한 후 각종 이유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60대 여성 사업가가 온라인 연인에게 속아 4년 동안 무려 약 260억원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일 서울 용산에서 A씨의 피해금을 찾으려던 인출책 B(37·라이베리아)씨를 체포했고, 이어 11일에는 경기도 양주 한 은행에서 인출책 C(49·나이지리아)씨를 붙잡아 피해금을 되찾았다. 두 사람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로움을 이용한 로맨스 스캠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SNS에서 모르는 외국인이 말을 걸고, 돈을 요구하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김철수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