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총리 트러스, 내각 핵심서‘백인 남성’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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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2인자인 재무장관으로 유력한 크와시 쿠르텡(왼쪽) 산업에너지부 장관이 7월 20일 런던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존슨보다 잘할 것”14% 불과 속 출발
2인자 재무장관 흑인 쿠르텡 유력 등
인종 다양성 내각으로 정국 돌파 추진
러시아발 에너지값 급등 민생 과제는
‘2년간 요금 동결’파격 1호 정책 예고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6일(현지시간) 취임했다. 지지율도, 나라 안팎의 기대도 그다지 높지 않다. 승부사인 트러스 총리는 내각의 ‘빅4’ 요직에 백인 남성을 제외해 다양성을 꾀하고, 가계 에너지 요금 동결이라는 과감한 민생 처방으로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다. 8일 발표하는 내각 인선과 에너지 대책의 내용이 취임 초기 국정 장악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친 내우외환 속에서 임기 첫날을 맞은 트러스 총리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국내 여론부터 싸늘하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조사에서 “트러스 총리가 불명예 퇴진한 전임자 보리스 존슨 전 총리보다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14%에 그쳤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존슨 전 총리보다 못할 것”이라는 답변은 27%였다.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을 누르고 트러스 총리가 승리한 것에 실망했다”는 응답도 50%에 달했다. 트러스 총리는 집권 보수당 당원들의 경선 투표에서 과반을 조금 넘는 57.4%를 득표해 영국호의 수장이 됐다.
트러스 총리는 다양성 내각으로 정국을 돌파할 계획이다. 내각 2인자인 재무장관에는 크와시 쿠르텡 산업에너지부 장관이 유력하다. 그가 기용되면 영국 최초의 흑인 재무장관이 된다. 시에라리온 출신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난 제임스 클레벌리 교육부 장관은 외무장관으로 거론되며, 아프리카계 인도인 이민 가정 출신 여성 수엘라 브레이버먼 잉글랜드·웨일스 법무장관은 내무장관에 임명될 전망이다. 이 같은 인사안이 실현되면 내각 ‘빅4’로 꼽히는 총리와 재무·외무·내무장관 중에 백인 남성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인도계인 수낙 전 장관은 입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선 경쟁자들이 총리에게 힘을 보태주던 관례와 어긋난다. “트러스 총리의 리더십이 붕괴할 경우를 대비해 하원의원으로 남아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러스 총리는 1호 정책으로 ‘가계 에너지 요금 동결’을 내세운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여파로 영국 가계의 에너지 요금은 10월부터 80% 인상이 예고돼 있다. 트러스 총리는 이를 백지화하고 그의 중간평가 격인 2024년 총선까지 가계 에너지 요금을 현재 수준에서 묶어 두겠다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년간 에너지 요금을 동결하려면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1,000억 파운드(약 160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민간 에너지 기업에 비용을 대출해주고, 10~20년에 걸쳐 상환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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