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밤 S.캐롤라이나 흑인교회서, 도주 범인 하루만에 체포
당국 “희생자들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증오범죄 수사
백인청년에 의한 증오범죄로 9명이 피살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흑인교회에서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용의자 딜란 루프.<AP>
17일 밤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찰스턴 타운내 유서깊은 흑인교회에서 백인 청년의 ‘증오범죄’로 추정되는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최소 9명이 숨졌다. 용의자는 범행 하루만인 18일 오전,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체포됐다.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17일 오후 9시쯤 21세 백인 청년 딜란 루프가 임마뉴엘 아프리칸 감리교회로 난입해 지하 예배실에 모여있던 신자들에게 마구 총을 쏜 뒤 달아났다. 당시 성경공부를 하던 신자들 중 8명이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고, 2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 중 1명도 결국 숨졌다.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부상자도 여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는 이 교회의 흑인 목사이자 주상원의원인 클레멘타 핑크니가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신원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직후 루프를 전국에 공개 수배하고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인 끝에 노스 캐롤라이나 쉘비에서 도주 중인 그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연방수사국(FBI)이 현지 경찰과 공조해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루프가 21세 생일을 맞은 지난 4월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45구경 권총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프는 올 들어서만도 마약 사용과 무단침입 등으로 2차례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다수의 희생자를 낳은 이번 총격은 비극“이라며 “우리가 평화와 안식을 찾는 장소에서 발생한 사망에 특히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한편 참사가 벌어진 임마뉴엘 아프리칸 감리교회는 해방 노예였던 덴마크 베시 등이 1816년 설립했다. 199년 역사를 지닌 이 교회는 미 흑인 기독교사 및 흑인 인권 운동의 중요 장소이며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교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