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 요리연구가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 적당한 곳에 돌들을 굴려와 작은 담을 쌓고 가져간 수박 한 덩이를 넣어 둔다. 흐르는 계곡물 따라 또르르 굴렀다 멈춰 섰다를 반복하면서 여름 빛에 뜨끈했던 수박이 시원하게 익어간다.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들 보다 더 높은 돌탑을 쌓겠다며 아이들은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에 땀을 뻘뻘 흘린다. 곳곳에 돌탑을 쌓던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시원한 마실 것을 찾을 때쯤이면 시원한 계곡물에 몸 담가 시원해진 수박을 시원하게 깨 먹을 시간이다. 삐뚤 빼뚤 대충 잘라 더 먹음직한 수박 덩어리들. 아이가 큰 덩어리 하나 골라 양손에 잡고는 수박에 얼굴을 파 묻는다. 발그레한 양 볼 여기저기에 수박이 묻고 양 손을 타고 수박물이 줄줄줄 흘러 내리면 씨익 웃어 보이며 이가 다 시리다고 엄살이다.
오늘 소개하는 양배추 수박 물김치는 한 여름 잃었던 활력을 찾게 해 주는 시원한 계곡물 같은 음식이다. 무더위로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계절, 수분을 보충해 주고 갈증을 멎게 해주고 몸의 열을 내려주는 수박으로 담은 물김치는 남녀노소가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인기만점 음식이다.
양배추는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장수식품 중 하나이다. 양배추의 유황과 염소 성분은 위장의 점막을 강화시켜주고 위궤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주는 등 위장질환에 탁월한 식재료이다. 양배추의 칼륨은 고혈압의 궁극적 원인으로 알려진 염분을 밖으로 배출하고 농도를 낮춰주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체내 독소를 배출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에 살짝 절여 아직 아삭한 양배추를 찬물에 흔들어 적당한 김치 통에 담는다. 수박과 토마토, 마늘, 생강, 현미밥을 넣고 믹서에 드르륵 갈아 체를 대고 양배추에 부어준다. 필요하다면 물을 부어 물김치의 농도를 조절한다. 하루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뽀글뽀글 거품이 올라오면 다시 한 번 간을 보고 사과 한 조각, 파 두어 뿌리 썰어 넣고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다.
맑은 공기와 뜨거운 햇빛을 받고 싱싱하게 자란 식물들. 자연의 생명력이 그대로 담겨 있는 채소들을 먹는 것은 중요하다. 열에 약한 양배추를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양배추 수박 물김치를 추천한다. 매일매일 사랑 담은 건강 밥상에 아삭아삭한 양배추를 시원한 수박물과 함께 담아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시원하게 날려보자.
재료
양배추 중간 사이즈 1개, 수박 중간 사이즈 1개, 토마토 1개, 마늘 4개, 생강 한 쪽, 현미밥 2큰술, 양파 ¼개, 파 약간, 사과 ¼개, 소금 약간
만드는 법
- 양배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으로 절여 둔다.
- 절여진 양배추는 물로 살짝 헹구어 통에 담는다.
- 수박, 토마토, 마늘, 생강, 현미밥을 믹서로 간 후 양배추를 담은 통에 체를 대고 내려준다.
- 소금으로 간하고 물을 넣어 원하는 농도로 조절하고 양파를 채 썰어 넣는다.
- 하루나 이틀 정도 지나고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면 파와 사과를 썰어 넣고 냉장 보관해 두고 먹는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