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생 쌍둥이 여동생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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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에 사는 언니 신미선씨 본보에 도움 호소

미국에 입양돼 시카고 거주 추정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나의 유일한 가족인 쌍둥이 여동생들을 꼭 만나고 싶습니다.”

오하이오주에 거주하고 있는 신미선(66)씨가 시카고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쌍둥이 여동생들을 간절히 찾고 있다. 하지만 이름도, 얼굴도 모른다. 아는 것은 1954년생인 쌍둥이 여동생들이 미국으로 입양됐으며 현재는 시카고지역에 살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뿐이다.

신씨가 호적에도 올라 있지 않았던 쌍둥이 여동생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어릴 적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나서 할머니와 동네 이웃들로부터 듣게 되면서부터. “1954년 서울 수색에서 태어난 쌍둥이 여동생들이 1956~57년경 한인부부가 미국 이민을 가기전 입양해 캘리포니아로 갔으며 오랜 기간(10~15년 정도로 추정) 살다가 시카고로 이사한 것으로 들었다. 이게 내가 아는 전부”라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에 신씨는 최근 본보에 연락해 도움을 호소했다.

1974년 도미해 45년간 오하이오주에서 살고 있는 신미선씨는 “내가 이민오고 31살이 되던 해까지 친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기억도 없이 살았는데 어느 날 한 집사님의 간증을 읽고 엄마를 찾고 싶었고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만남이 성사돼 35년전 한국에서 친모를 만날 수 있었다”고전했다. 그때 친모로부터 존재만 알고 있던 쌍둥이 여동생들이 한인 부모에게 입양돼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시카고로 이사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그는 “동생들이 시카고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35년전이라 지금도 시카고에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35년전 엄마와의 만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이름도 바꿔 새로운 가정을 꾸려 살고 있었던 터라 과거를 숨기고 싶어서인지 편지나 소식을 교환하길 원치 않았다. 결국 동생들의 소식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고 지금은 엄마의 생사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두 살 터울의 언니인 신씨는 “여동생들이 혹시 나를 만나기 싫다고 하면 어쩌나하면서 또 다시 상처받게 될 것이 두렵기도했다. 하지만 가정을 꾸리고 직장에 다니며 바쁘게 살아온 내 나이가 66살로 이젠 먹을 만큼 먹었고 동생들이 모두 미국에 살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만 갔다”고 말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유일한 피붙이인 여동생들을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그는 “알고 있는 정보가 거의 없지만 54년생의 여자 쌍둥이가 흔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되니 혹시 시카고 한인사회 원로들 중에 아는 분이 계실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한국일보에 연락하게 됐다. 누구라도 쌍둥이 여동생들에 대해 알고 계신 분은 꼭 연락주시길 당부드린다. 정말 동생들을 보고 싶다”고 애절한 바람을 전했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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