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베지 찹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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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쌀쌀한 가을 공기가 아침 저녁으로 신선하다. 파랗게 높은 하늘에 색색으로 흔들리는 나뭇잎이 어제보다 오늘이 더 추운 요즈음 집으로 돌아오는 발소리가 급하다. 이맘때 따뜻한 저녁 식탁은 집안을 두 배 더 따뜻하게 한다.

 

오헨리의 단편들은 19세기 말 뉴욕 또는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평범한 삶의 이야기 속에 낭만적인 요소를 가미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의 이야기는 시간을 지나오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이야기 속에 자주 등장하는 특별한 음식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찹수이’이다. 가난한 젊은이들이 한끼를 해결하거나 배고픈 걸인에게 대접하는 요리로 등장한다. 미국 도시 서민 생활의 한끼를 당당히 감당했던 찹수이는 미국식 중화요리의 일종이다. 이름 그대로 ‘잡채’와 같이 여러 종류의 야채와 고기류들을 푸짐하게 볶아 낸 요리를 뜻한다.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미국으로 건너 온 중국인들이 쉽게 만들어 먹었던 음식으로 서양에서 대중적으로 퍼진 중화풍의 음식이다.

 

오늘은 다양한 야채들을 사용해 베지 찹수이를 만든다. 찹수이는 적절하게 어우러진 채소에 물전분을 넣어 다양한 채소들을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채소들로 만들어 부담이 없고 속이 편안한 음식, 특별한 반찬 없이 밥과 잘 어울려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 가지고 있는 재료들만 가지고도 한 그릇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식, 예쁜 색감과 아삭한 식감을 살려 근사한 저녁 손님 상에 내놓아도 좋을 음식이다. 만드는 방법 또한 간단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적당한 팬에 마늘과 채소를 넣어 볶다가 간을 맞추고 전분 물을 부어주면 베지 찹수이 완성이다. 채소들이 아직 아삭할 때 전분가루에 채수를 넣은 물전분을 주루룩 흘려 넣는다. 전분은 감자 전분도 좋고 옥수수전분 또는 타피오카 가루를 섞어 사용해도 좋다. 사용하는 맛간장은 아미노간장에 꿀 약간과 표고, 다시마, 양파 등을 넣고 조려 만드는 간장이다. 조린 후 채에 걸러 밀봉해 보관해 두고 사용하면 좋다. 맛간장이 없을 때에는 아미노간장 2~3큰술에 레몬즙 1큰술, 꿀 1큰술을 넣어 간을 맞춘다. 간이 부족하면 아미노간장이나 소금을 조금씩 넣어가며 짜지 않게 간을 하도록 한다.

 

레시피의 채소들을 그대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집에 있는 채소들 혹은 내가 자주 사용하는 채소들 때로는 평소 잘 먹지 않았던 다양한 채소들을 넣어 만들어 보자. 맛나고 폼나는 베지 찹수이로 따뜻한 식탁을 만들어 보자.

 

필요한 재료들

히카마(Jicama) 반 개

양파 반 개

당근 1개

표고버섯 5개

브로콜리 1컵

파인애플 1컵

복초이(Bok choy) 5개

스노우피(Snow pea) 20개

숙주 2컵

 

생강 1큰술

마늘 2개

맛간장 약간

감자 전분 약간

채수 또는 올리브오일 약간

소금 약간

 

 

만들기

  1. 히카마, 양파, 당근, 표고버섯, 브로콜리, 파인애플, 복초이, 스노우피는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적당한 팬에 채수 또는 오일을 두르고 다진 생강과 마늘을 볶다가 단단한 채소부터 넣어가며 볶는다.
  3. 맛간장으로 간한다.
  4. 채수에 감자전분을 넣어 만든 물전분을 넣고 살짝 섞어 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 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