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쿠바 아바나 도착…10만명 운집해 환영
쿠바 아바나에 도착해 차량 퍼레이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환호하는 시민들.<AP>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해 역사적인 열흘간의 쿠바·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러 수천명의 아바나 시민들이 공항에 모여 “프란치스코, 형제여, 당신은 이제 쿠바인이다”라고 외치며 열렬히 환영했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직접 공항에 나가 교황을 영접하면서 쿠바와 미국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첫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와 미국의 역사적인 화해 과정에서 양국 정상에 서한을 보내고, 양국 대표단을 바티칸으로 초청해 외교관계 정상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막후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아바나에 처음 도착하자마자 “오늘 우리는 그러한 협력과 친교의 연대를 새롭게 한다”며 “이는 교회가 사회의 실존적 경계지역까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자유와 수단과 공간을 지니고 쿠바 인민을 계속 지지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미국과 쿠바의 지도자들이 관계 개선을 위해 참을성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쿠바 방문 기간에 쿠바인들과 연대의 뜻을 보여 주고, 또 히스패닉계가 미국 가톨릭 교회의 기반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환영 연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비판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런 세계 경제체제가 자본을 국제화하고 돈을 우상화한다”며 교황 방문을 계기로 자본주의를 겨냥한 독설을 퍼부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프모빌'(교황의 차량)을 타고 공항에서 교황청대사 관저에 마련된 숙소로 차량퍼레이드를 벌이는 동안 거리에는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쿠바와 바티칸 깃발을 흔들면서 “여기 교황이 왔다”고 외치며 열광했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흘간의 쿠바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의회에서 연설을 하는 첫 교황이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