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 요리연구가
초록빛 시금치에 알알이 박힌 붉은빛 크랜베리
따뜻한 햇살이 쉬이 질세라 바쁜 일 뒤로하고 채비하고 나섰다. 푸릇푸릇한 초록 순으로 덮힌 나무에 앉은 햇살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감사합니다’ 하고, 이른 봄바람에 아직은 차갑지만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를 가슴 속 깊숙이 들여 마시고는 또 ‘감사합니다’ 한다. 햇살이 좋아 걷고 바람이 시원해 또 걷는다.
한참을 걷다 보니 온 몸은 따뜻해지고 생각은 또렷해 진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며 걷다가 은은한 풍경 소리에 흠칫 놀라 뒤돌아보니 지나쳐 온 하얀집 처마 끝에 달린 풍경이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다. 문득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라’는 어느 시인의 노래가 떠 올랐다. 내 마음 처마끝 어디에 풍경 하나 매달아 두었는지 따뜻한 봄 날 분홍빛 꽃잔디가 가득했던 시골집 앞마당과 푸근하고 정이 가득 담긴 소박한 밥상이 떠올랐다.
풍부한 비타민과 엽산, 철분이 가득한 시금치는 나른함이 손님처럼 찾아오는 계절에 어울리는 식재료이다. 몸에 활력을 더하고 신경과 피부 건강에 좋은 비타민이 가득하고 뇌를 젊게 해 치매를 예방하고 심장병과 뇌혈관 질환에 도움을 준다. 시금치와 같은 진초록빛의 잎채소들은 정상세포가 암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주며 신체를 무장시켜 암세포를 공격할 준비를 갖추게 하고 항산화 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우리 식탁에 자주 올려야 할 식재료 중 하나이다.
오늘은 싱싱한 시금치를 생으로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샐러드를 소개한다. 시금치 어린잎에 말린 크랜베리와 아몬드, 통깨를 넣고 레몬 양파 드레싱을 뿌려 살짝 섞어 주기만 하면 완성되는 샐러드이다. 시금치 샐러드에 어울릴 레몬 양파 드레싱은 자연에서 온 재료들만으로 만든 드레싱이기에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차게 보관해 어우러질 시간을 준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화학첨가물이 전혀 들어 있지 않은 레몬 양파 드레싱의 상큼함이 샐러드의 향미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눈이 정화되는 듯한 예쁜 색감의 시금치 샐러드는 오독오독 고소한 아몬드와 새콤달콤 쫀득한 크랜베리가 씹는 맛을 더하고 포근포근 씹는 맛이 일품인 시금치가 레몬 양파 드레싱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천연의 식재료를 단순한 조리법으로 조리한 음식이 우리 몸에 주는 유익함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푸르른 봄 빛 담은 초록빛 시금치에 붉은빛 크랜베리가 보석처럼 곳곳에 박혀 있다. 어쩜 이리도 아름다운 선물을 우리에게 주셨는지. 반짝이는 햇살 한 줌 담고 보고픈 마음도 담고 감사한 마음도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건강한 음식을 나누어 보자. 행복을 나누어 보자.
시금치 샐러드
재료
시금치 어린잎 300g, 슬라이스드 구운 아몬드 1컵, 말린 크랜베리 1컵, 참깨 2큰술
레몬 양파 드레싱
올리브오일 반 컵, 꿀 3큰술, 레몬즙 ¼컵, 양파 2큰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적당한 볼에 올리브오일, 꿀, 레몬즙, 다진 양파, 소금 약간을 넣고 섞어 둔다.
2. 샐러드 볼에 시금치와 아몬드, 크랜베리를 넣는다.
3. 드레싱을 뿌려 살짝 섞은 후 참깨를 뿌려 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