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언 변호사(법무법인 미래/시카고)
주로 중남미 출신 직원들을 많이 고용하는 식당과 같은 사업체들로부터 지난 일주일간 이민단속에 대한 대책을 문의하는 전화를 제법 받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철저한 이민단속과 추방을 예고한 것은 지난 2년반동안 여러 차례입니다만, 이번에는 실제로 주요대도시에 대한 이민급습(Raids)을 공언하였고 실제로 이민국 단속반이 시카고 교외지역 큰 가게를 찾아왔더라 하는 소문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민사회의 언론기사에는 단편적인 단속사례들이 다소 과장되어 보도되는 경우가 잦고, 그러다 보니 이민단속에 대해서 필요이상으로 걱정하는 이민자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이글을 통해 이민단속의 정확한 실상에 대해서 통계에 의거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국토안보부 산하에서 이민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곳은 크게 세부서가 있습니다. 이민서비스심사를 하는 거대부서 USCIS, 공항이나 항구에서 입국심사를 하는 CBP, 그리고 이민경찰이라고 할수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 줄여 ICE 라고 하는 부서가 그것입니다. 이민단속반은 POLICE ICE 라고 쓰여진 정복을 입고 업무를 합니다. 그러니 일반경찰도 이민단속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단 잘못된 것입니다. 이민자의 나라이지만 실은 유럽계 백인이 주도권을 갖고 있는 나라 미국은 지난 20여년간 밀어닥친 중남미와 아시아계 이민자에 대해 현재 고민이 많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16년을 기점으로 외국태생의 영주권 및 시민권자 숫자가 4천3백만명으로 최근 100년 역사상 최고정점을 찍었습니다. 전체 인구의 13퍼센트가 넘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기간인 2010년부터 2016년까지만에도 총 8백만명의 신규이민자가 미국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지금 미국의 3억 인구중에서 4% 정도인 1천2백만명이 불법체류자로 정부는 짐작하고 있습니다.
국토안보부가 9.11 사건으로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합법이민 방식을 손보면서 또 그 이전까지 매년 10만명을 한참 밑돌던 추방인 숫자를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2년차이던 2010년에는 40만명을 돌파했고, 2012년에는 역사상 최고인 40만 9천명에게 추방판결을 내렸습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추방을 공언하고 있지만, 2018년 공식발표로 신규추방된 인원은 25만6천명입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티안나게 가장 많은 외국인 추방을 실시한 대통령은 오바마입니다.
총 신분미비자 중에서 약 2~3퍼센트를 매년 추방하는데 그치는 이러한 현실은 무엇때문일까요. 바로 이민단속을 할수 있는 인원과 구금시설에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ICE 는 선별적으로 이민단속을 할수 밖에 없습니다. 신분 미비자 중에서 중범자에 대한 추방만으로도 대부분 이민단속의 실제능력을 채우기 급급하기 때문입니다. 이번달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민급습의 목표도 단속근거는 이미 추방명령을 받은 도망자에 대한 체포입니다. 물론 그 체포를 명목으로 사업체 등을 방문한 기회에 같이 있던 단순신분종료 미비자도 연루되는 경우는 가끔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미 추방명령을 받았으나 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민단속경찰이 개인가정을 추적 방문하여 찾아오는 것을 고민하는 것은 거의 불필요한 염려라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이민단속의 목표가 중남미계 불체자를 향해 있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실제로 중남미계 중에 추방명령을 받았거나 중범죄를 저지른 불법체류자가 많기도 하고, 이들이 주로 일하는 업종을 파악하여 단속하기가 용이한 점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미디어를 통해 강조되는 이민단속은, 이미 이민단속국이 지난 10여년간 하고 있는 방식과 범위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적인 것으로서, 지나친 염려를 하지 않기를 권하고자 합니다. 문제되는 중범죄들은 대부분 일반인이 연루되지 않는 분야입니다만, 한국계 이민자도 해당하기 쉬운 범죄가 하나 있는데 음주운전 같은 DUI 입니다. 음주운전은 당연히 하지 않아야 되는 것이지만,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