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뷰티스쿨’ 졸업 77세 윤방지 할머니
지난 16일 열린 아이엠뷰티스쿨(글렌뷰 본보 사옥 2층) 제1회 졸업식에서는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젊은 학생들과 함께 졸업장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윤방지(77, 사진) 할머니가 그 주인공으로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이날 졸업을 하게 된 것이다.
“어릴 적부터 가위와 빗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가 아름다움을 입고 다시 탄생하는 머리결의 변신에 황홀함과 신기함을 갖고 미용사에 대한 꿈을 간직했다”는 윤 할머니는 1976년 도미해 주부로서 가족을 위해 헌신하느라 자신의 꿈은 잊고 살았다. 그는 “언젠가 교회에서 멕시코 치아파스지역으로 단기선교를 갔는데, 현지에서 아이들의 머리를 깎아주게 됐다. 너무 부족한 실력임에도 부모들이 너무 잘 짤랐다며 칭찬해주었다. 그때 좀더 실력을 갖춰 멋지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늦깎이 미용학교생이 된 사연을 전했다.
1987년에 시카고시내의 한 미용학교를 다니기도 했으나 차가 없어 왕복 4시간을 대중교통으로 다니다보니 몸이 피곤해 결국 그만두게 됐다. 30여년이 지난 작년에 우연히 한국일보 사옥 건물에 붙은 아이엠뷰티스쿨의 사인을 보게 됐고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윤 할머니는 “선교 갈 기회가 있다면 아이들 머리를 좀 더 예쁘고, 멋지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미용기술을 배우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지요. 비록 자격은 미달이나 감사하게도 학생으로 받아들여주어 다니게 됐어요. 공부는 어려웠지만 목적을 갖고 열심히 배웠고 늘 웃으며 반겨주는 아이엠뷰티스쿨 식구들이 있어 잘 해낼 수 있었답니다.”
그는 “주변의 가까운 이웃부터 머리를 손질해 주겠다. 그리고 누군가 선교시 나를 필요로 한다면 함께 가서 참여하고 싶다. 함께 졸업한 동기들이 시카고 미용업계에 잘 자리잡기를 기원한다. 77살 할머니의 꿈을 이루게 해준 아이엠뷰티스쿨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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