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강세장 진입…증시 랠리 기대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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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 빅테크 실적 개선에 주목

뉴욕 증시가 저점 대비 20% 올라오면서 8일 기술적 강세장(bull market)에 진입했다. 상승의 주역은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빅테크 종목들로 향후에도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랠리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기준 금리 동결로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 환경도 증시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8일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는 이날 26.41포인트(0.62%) 상승한 4,293.93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고점을 새로 썼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3.63포인트(1.02%) 오른 1만3,238.52에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지수도 전장보다 168.59포인트(0.50%) 오른 3만3,833.61로 마감했다. 이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6만1,000건으로 발표되며 다우존스 예상치(23만5,000건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을 높이며 증시에 상승 동력이 됐다.

■S&P 500 불마켓 진입해

주목할 점은 이날 S&P 500이 종가 기준 불마켓에 공식 진입했다는 것이다. 증시에서는 직전 저점 대비 20% 상승하면 그 순간부터 공식적인 상승장 진입을 선포하는데 이날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올라간 기준점(4,292.44)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지난 5일과 7일에도 해당 수준을 넘어섰지만 이후 하락해 종가 기준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이날은 강세가 장마감까지 이어졌다.

증시 랠리에 월가에서도 올해 전망치 상향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건스탠리가 올해 S&P 500의 전망치를 기존 4,200에서 4,600으로 크게 올렸다. CNBC와 인터뷰한 앤드루 슬리먼 모건스탠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권가에서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 상승장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며 “일부 비관론자들만 제외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추정치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은행도 함께 증시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빅테크가 상승장 주역

상승장의 주역은 빅테크 종목들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 발 빠른 구조조정으로 비용 관리에 성공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당장 이날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인 아마존이 UBS의 목표주가 상향 소식에 2% 이상 상승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경우 이날까지 무려 10일 연속 주가 오름세를 기록했다.

연준이 12~13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빅테크에 호재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가 집계하는 연준의 이번 FOMC 동결 가능성은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실업수당청구건수가 늘어난 것이 연준 긴축 속도 조절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기준 금리 동결로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신사업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빅테크 기업들 입장에서는 차입 비용이 줄어 실적에 도움이 된다.

■소외주 많아 일부 우려도

일각에서는 빅테크 쏠림 현상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올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 올랐지만 다우존스지수는 상승폭이 10%도 안되는 등 증시의 대형 IT 기업 쏠림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이달 들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가 나스닥 지수 대비 아웃퍼폼하면서 시장의 온기가 다른 종목들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CNBC와 인터뷰한 투자자문사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애널리스트는 “랠리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대적으로 더 추락했던 가치주와 경기순환주들이 약간의 로테이션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는 전체적으로 매우 건전한 움직임이다”라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