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쇼크 없어” … PCB 호실적 예금·순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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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어닝시즌 개막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를 딛고 남가주 한인 은행들의 1분기 실적 시즌이 개막했다. 선두주자인 PCB 뱅크(헨리 김·이하 PCB)가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특히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됐던 예금이 증가하면서 시장에 안정을 가져다줬다. 오늘(24일) 실적이 나오는 선두 한인 은행 뱅크오브호프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갈지 주목된다.

23일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PCB 뱅크의 지주사인 PCB 뱅콥이 21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PCB 뱅콥에 따르면 PCB는 1분기 1,03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024만달러) 대비 0.6%, 직전인 2022년 4분기(870만달러) 대비 18.3% 증가한 호실적이다. 특히 주당순이익(EPS)의 경우 0.70달러를 기록했는데 월가의 예상치였던 0.47달러를 무려 48.9% 상회했다. 3월 초 SVB가 파산하면서 중소형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은만큼 한인 은행들의 순익도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이를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PCB 실적을 살펴보면 예금 증가세가 눈에 띤다. SVB 파산이 도화선이 되면서 3월 초부터 전국 중소형 은행들의 뱅크런이 나타났는데 PCB의 경우 예금이 견고하게 증가했다. 1분기 기준 PCB의 예금은 21억4,169만달러로 전년 동기(19억1,038만달러) 대비 12.1%, 직전 분기(20억4,598만달러) 대비 4.7% 늘어났다. SVB 사태와 별개로 한인 은행권에서는 대출 증가 속도 대비 예금 증가폭이 높지 않아 경영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선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PCB의 자산과 대출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자산의 경우 1분기 25억52만달러로 전년 동기(21억9,974만달러) 대비 13.7%, 직전 분기(24억2,004만달러) 대비 3.3% 증가했다. 대출은 지난 1분기 총액이 21억679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7억6,130만달러)와 비교하면 19.6% 늘었지만 직전 분기(20억6,887만달러)와 비교하면 1.8% 증가했다. 하반기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만큼 대출 증가폭은 향후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PCB는 SVB 파산이 불러온 악재를 경영 돌파구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놓았다. 헨리 김 행장은 “지방 은행 위기로 인한 유의미한 예금 유출이 PCB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리테일을 중심으로 우리의 예금 증가세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최근 사태가 일정 기간 은행 산업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지만 우리는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며 “고객들이 PCB를 믿고 있는 만큼 향후 더 많은 예금과 대출을 수용할 수 있는 좋은 위치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PCB가 호실적을 내놓은 만큼 다른 한인 은행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오늘 선두 은행인 뱅크오브호프가 1분기 결과를 발표한다. 뱅크오브호프에 대한 월가 전망치는 좋지 않지만 PCB처럼 우려를 해소할지 주목된다. 다음으로는 한미은행이 25일 실적을 공개한다. 이후에는 오픈뱅크와 CBB가 각각 27일, 28일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US메트로은행은 이번 주중에 1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