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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February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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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권운동 대부 제시 잭슨 목사 별세… 향년 8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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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잭슨 목사. 사진=AP

시카고 기반 인권 활동 선도… 대통령 자유 훈장 수상
흑인·소외계층 권익 위해 평생 헌신

미국 인권운동의 거목이자 시카고를 대표하는 지도자인 제시 루이스 잭슨 목사가 17일 오전 향년 8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잭슨 목사가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잭슨 목사는 지난 2017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이후 투병해 왔으며, 최근에는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인 진행성 핵상 마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였다.

1941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태어난 잭슨 목사는 어린 시절 남부의 인종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을 몸소 경험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일리노이대학교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인종차별 경험으로 흑인 대학으로 옮겼고, 노스캐롤라이나 A&T 주립대학을 졸업한 뒤 시카고 신학대학원(Chicago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하며 1968년 침례교 목사 안수를 받았다. 그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며, 1960년대 민권운동(Civil Rights Movement)의 현장을 누비며 셀마 행진 등 주요 시민권 운동에 참여했다.

1971년 잭슨 목사는 시카고 남부를 기반으로 ‘레인보우 푸시 연합’의 전신인 단체들을 설립해 소외 계층과 흑인 공동체의 권익 신장에 앞장섰다. 그는 투표권 확대와 보편적 의료보장, 소외 지역 투자 확대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다. 특히 1984년과 1988년 두 차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소수계의 목소리를 주류 정치권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잭슨 목사의 영향력은 외교 무대에서도 빛났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시리아, 쿠바, 이라크 등지에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을 이끌어내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독보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는 미국 최고의 민간 훈장인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잭슨 목사는 1986년 한국을 방문해 민주화를 촉구했으며, 지난 2018년에도 다시 방한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그는 투병 중이던 말년에도 조지 플로이드 사건 등 주요 인권 현안에 목소리를 높이며 평생을 멈추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하며 “잭슨 목사는 투지와 실무 감각을 겸비한 도덕적 지도자였으며, 진정으로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 시당국과 레인보우 푸시 연합은 공식 추모 일정과 장례 절차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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