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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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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늘의 눈’ 조롱 밈…트럼프 긁는 ’50만 팔로워’ 이란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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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바프 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란의 권력서열 3위인 국회의장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여론전에 정면으로 맞서는 ‘뜻밖의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미 NBC 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5) 이란 국회(마즐리스) 의장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영어로 된 조롱 섞인 글과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잇달아 올리며 트럼프식 소통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한층 간결하고 덜 자극적인 문체를 구사하면서도, 내용 면에서는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에서 국회의장은 최고지도자, 대통령에 이어 사법부 수장과 함께 국가 의전·권력 서열 3위에 해당한다.

약 50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그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게시물들이 에너지 가격 급등을 막거나 시장을 조종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장 개장 전 이른바 ‘뉴스’나 ‘진실(Truth)’이라고 올라오는 것들은 종종 이익 실현을 위한 속임수”라며 “수익을 내고 싶다면 트럼프의 메시지와 반대로 하라. 그들이 가격을 띄우면 공매도를 치고, 내다 팔면 매수하라”고 적었다.

군사적 충돌 상황을 조롱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갈리바프 의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사진을 올리며 “아주 경미한 손상만 입었다”는 글과 함께 손가락을 조금 꼬집는 모양의 이모티콘 3개를 덧붙였다.

전쟁 발발 30일을 맞아 “미군이 지상에 진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을 불태워버릴 수 있도록”이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엑스 게시물
갈리바프 의장의 엑스 게시물갈리바프 의장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미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사진을 올리며 “아주 경미한 손상만 입었다”는 글과 함께 손가락을 조금 꼬집는 모양의 이모티콘 3개를 덧붙였다. [갈리바프 의장 엑스 계정 화면 캡처] 2026.3.31

갈리바프 의장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이란 내 권력 지형 변화와 연관돼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수뇌부가 대거 숨지면서 발생한 권력 공백을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채우고 있으며, IRGC 출신인 갈리바프 의장 역시 위상이 급부상했다.

그는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20척의) 통과를 승인해 준 사람이 바로 갈리바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갈리바프 의장은 대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극도의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최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벌어진 ‘왕은 없다(No Kings)’ 시위를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에 빗대며 “47년 전 우리가 시작한 파티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목표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축소됐다고 비꼬며 “그들이 또다시 ‘6차원 체스’를 두고 있다”고 조롱했다.

이러한 온라인 여론전의 이면에는 이란의 엄격한 인터넷 통제라는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고 NBC는 지적했다.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구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 넷블록스 측은 “오직 정권의 핵심 인사들만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갈리바프 의장의 엑스 게시물
갈리바프 의장의 엑스 게시물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벌어진 ‘왕은 없다(No Kings)’ 시위를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에 빗대며 “47년 전 우리가 시작한 파티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비꼰 게시물. [갈리바프 의장 엑스 계정 화면 캡처] 2026.3.31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