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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March 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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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역 확진 1,100건 돌파… ‘공중보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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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리스챤 엠머

백신 접종률 저하가 부른 ‘집단 면역’ 붕괴
20여 개 주로 확산… 일리노이 당국도 방역 강화

미국 내 홍역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올해 확진 사례가 결국 1,100건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보고되면서, 과거 ‘퇴치 선언’까지 나왔던 홍역이 미국 공중보건의 심각한 위협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미국 내 20여 개 주에서 홍역이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유행의 가장 큰 특징은 감염자 중 상당수가 백신 미접종 아동이라는 점이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심화된 ‘백신 거부’ 정서가 집단 면역 체계를 무너뜨린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실제로 일부 지역의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접종률은 집단 면역 유지 선인 95%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홍역이 단순한 발진 질환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의료계는 홍역 바이러스가 인체 면역 시스템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이른바 ‘면역 건망증(Immune Amnesia)’ 현상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이는 홍역에 걸린 아동이 회복 후에도 수년간 폐렴이나 독감 등 다른 감염병에 극도로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번 유행에서 보고된 사망 사례들 역시 홍역으로 인해 약화된 면역 체계가 합병증을 견디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카고를 비롯한 일리노이주 보건 당국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당국은 확진자가 발생한 학교를 중심으로 미접종 학생들의 등교를 제한하고, 대대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보건 관계자는 “백신은 본인뿐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한 명의 감염자가 최대 18명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만큼, 의심 증상이 보이면 즉시 격리하고 의료기관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확산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무너진 집단 면역을 단기간에 복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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