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쇼핑 시즌이 끝나며 반품이 급증하자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반품 사기 차단에 나서고 있다.
UPS 계열 반품 물류 전문업체 ‘해피 리턴스’에 따르면 미국 내 소매 반품 가운데 약 10건 중 1건이 사기와 연관돼 있으며, 이로 인한 연간 손실 규모는 약 765억 달러에 이른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반품 절차가 단순해지면서 정품 대신 값싼 물건이나 훼손된 제품을 보내는 ‘가짜 반품’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전미소매연맹과 업계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소매업계의 반품 총액은 약 8,500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약 16%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 중 약 9%가 사기성 반품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반품 정책을 악용한 경험이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피 리턴스는 인공지능 기반 반품 감지 시스템 ‘리턴 비전’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반품을 신청하는 단계부터 반품 시점, 빈도, 위치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의심스러운 패턴을 사전에 걸러낸다. 단일 반품만 보면 정상처럼 보여도 여러 신호가 겹치면 환불 전에 검토 대상으로 분류된다.
해피 리턴스는 얼타 뷰티, 스테이플스, UPS 매장 등 약 8천 곳의 오프라인 반품 거점을 운영하며, 소비자가 상자 없이 물건을 직접 맡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원이 바코드 스캔과 제품 이미지 대조를 통해 1차 확인을 진행하고, 이후 물류 허브에서 추가 검수가 이뤄진다. 제품 사진과 검사 결과는 다시 AI 학습에 활용되며, 최종 판단은 사람이 내리는 구조다.
시범 운영 결과 전체 반품 가운데 고위험으로 분류된 비율은 1% 미만이었고, 이 중 약 10%가 실제 사기로 확인됐다. 건당 평균 차단 피해액은 200달러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대부분의 정상 소비자는 지연 없이 환불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과 페덱스 등 주요 기업들도 유사한 AI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의 약 85%가 사기 방지를 위해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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