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커피 99%는 수입, 소비자 부담 가중
커피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미국산 분말 커피 1파운드 평균 가격은 9.14달러로, 전월보다 3%,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인스턴트 커피를 포함한 모든 커피 제품을 반영한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19% 올랐다.
시카고 모멘텀 커피의 니키 브라보 공동대표는 4개 매장의 라떼와 카푸치노 가격을 지난주 약 15% 인상했다. 브라보는 “대부분의 원두를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며, 1년 새 원두 가격이 15% 올랐다”며 “시카고 최저임금도 시간당 16.60달러로 인상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커피 가격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미국 커피의 99%는 수입산이며, 주요 공급국인 브라질과 콜롬비아, 베트남에 대한 관세가 최근 크게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미국은 브라질산 커피에는 기존 10% 관세에 7월부터 40%가 추가 부과됐고, 콜롬비아와 베트남에도 각각 10%, 20%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여기에 폭염과 가뭄 등 악천후가 겹치면서 세계 커피 생산량이 줄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커피 가격은 거의 40% 급등했다. 최근 라니냐 현상으로 브라질 가뭄 가능성이 커지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커피 관세 철폐를 추진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소속 로 카나 의원은 “미국에서 소비되는 커피의 1%만 국내에서 생산되므로, 트럼프 행정부의 전면 관세는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돈 베이컨 의원도 “관세는 대통령이 아닌 의회 권한”이라며 법안 통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관세와 기후 변화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미국 커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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