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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3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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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제 ‘텔미사르탄’, 항암 치료 효과 향상 가능성…초기 연구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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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저가 약물이 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미국 뉴햄프셔주 다트머스 헬스(Dartmouth Health) 연구진은 최근 전임상 연구를 통해 혈압약 텔미사르탄(telmisartan)이 특정 항암 치료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텔미사르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고혈압 치료와 일부 환자의 심장마비 및 뇌졸중 위험 감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약물은 올라파립(olaparib)과 같은 PARP 억제제 계열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실험실 및 동물 모델에서 텔미사르탄이 암세포의 DNA 손상을 증가시켜 면역체계가 종양을 더 잘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 약물은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제1형 인터페론(type I interferon)’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타일러 J. 큐리얼(Tyler J. Curiel) 박사는 “일반적이고 안전하며 비용이 저렴한 약물이 주요 항암 치료의 효과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텔미사르탄은 종양 세포가 면역 공격을 회피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인 PD-L1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같은 계열의 다른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ARB)에서는 이러한 항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포 이뮤노테라피 오브 캔서(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게재됐다.

한편,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위치한 시티 오브 호프 오렌지카운티 (City of Hope Orange County)의 산부인과 종양 프로그램 책임자인 조슈아 G. 코언(Joshua G. Cohen) 박사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과거 일부 우려와 달리 ARB 계열 약물이 암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있으며, 필요 환자에게는 안전한 약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인간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은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한계가 있다. 코언 박사는 “현재 단계에서는 실험실 연구에 기반한 초기 아이디어에 불과하며, 실제 환자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텔미사르탄은 DNA 손상이 있는 종양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암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암은 시간이 지나면서 올라파립에 대한 내성을 획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다트머스 헬스 연구팀은 두 건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하나는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진행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다른 하나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모집을 시작한 상태다.

연구진은 “이번 병용 치료가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효과를 제공하고,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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