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미 한국대사관 소송
▶ “연인 등과 공모 사기 가짜 리스계약서 제출 3년간 수만달러 착복”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행정직원 등 3명이 공모해 재외공관 직원용 주거 보조금을 허위로 신청, 불법 수령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주미 한국대사관 측이 이들을 상대로 연방 법원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연방 법원 메릴랜드 지법에 지난 1월7일 접수된 소송 기록에 따르면,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부는 과거 행정직원으로 근무했던 신모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의 피고는 전직 직원 신씨와 그녀의 연인으로 이후 결혼한 남편 H씨, 그리고 지인 오모씨 등 3명이다.
이 소송에서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부 측은 피고들이 지난 2023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허위 리스 계약서를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주미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총 31회에 걸쳐 6만2,060달러의 주거 보조금을 불법 수령했으며, 이를 3명이 나눠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2020년 8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부에서 행정직원으로 근무했다. 고용계약에 따라 신씨는 주거지의 렌트비를 일부 또는 전부 부담하는 경우에만 주거 보조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신씨는 실제로 살지 않고 세입자로 등재되지도 않은 주택에 대해 허위 리스 계약서를 만들어 제출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불법 수령했다는 게 원고 측의 주장이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신씨 등 피고 3명은 2023년 4월부터 2025년 10월 사이에 H씨가 소유주인 메릴랜드주 컬럼비아 지역의 한 주택에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살지 않은 메릴랜드주 엘크리지 지역의 한 주택에 신씨가 세들어 사는 것처럼 리스 계약서를 위조해 주거 보조금을 신청했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주미 한국대사관은 신씨에게 매달 1,700달러, 1,900달러, 2,110달러 등에 달하는 주거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그 총액은 31차례에 걸쳐 6만2,060달러에 달한다고 소장에서 밝히고, 실제 손해액인 6만2,060달러의 배상과 함께 7만5,000달러를 초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 비용, 이자 및 소송 비용 등을 받게 해달라며 연방 법원 배심원 재판을 청구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부 측은 또 소장은 신씨가 고용 관계에 따라 원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허위 리스의 작성·사용·유포 또는 확인에 관여해 원고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소송의 청구 원인으로 사기와 부당 이득 관련 혐의들을 피고 전원에 대해 제기했고, 신씨에 대해서는 신의성실 의무 위반, 계약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내 재외공관 예산 집행 관련 내부 문제가 공개 법정으로까지 비화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재외공관 직원들의 횡령 등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다. 주미 한국대사관에서는 수년 전 회계담당 직원이 약 2만달러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를 통해 적발된 적도 있었다. 또 주 독일 한국대사관에서도 회계담당 행정직원이 전기료, 수도요금, 가스비 등의 공과금 영수증을 위조해 수년간 총 50만여 달러의 예산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었다.
<한형석·이창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