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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anuary 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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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이중국적 폐지 법안 추진… 미 시민권 선택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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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의원 “이제 이중국적을 끝낼 때”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공화당이 미국 내 이중국적을 전면 폐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버니 모레노 연방상원의원(오하이오·공화당)은 미국 시민이 외국 국적을 함께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미 이중국적을 가진 이들은 반드시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앞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미국 시민은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상실하게 된다.

콜롬비아 출생으로 미국 귀화 후 기존 국적을 포기한 모레노 의원은 미국 시민이 된 순간을 “인생에서 가장 큰 영예 중 하나였다”며 “미국 시민권은 영예이자 특권으로서 전적인 충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제 이중국적을 끝낼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법은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으며, 한 나라만을 선택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레노 의원이 추진하는 ‘2025 단일 시민권법(Exclusive Citizenship Act of 2025)’은 이중국적이 국가 이익을 훼손하고 충성심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현행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정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국과 외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이들은 발효 후 1년 이내에 국무장관에게 외국 국적 포기 의사를 제출하거나, 국토안보부(DHS)에 미국 국적 포기 의사를 통보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잃은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국적을 상실한 경우, 자발적이든 자동이든 관계없이 DHS와 법무부는 해당 인원을 연방 시스템에 외국인 신분으로 기록하도록 규정하게 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출생시 시민권(출생시민권) 제한 정책과 맞물려, 공화당의 이민정책 강화 기조를 보여준다. 다만 출생시민권 문제는 법원에서 여전히 공방 중이며 대법원은 아직 본격적인 심리를 진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이중국적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하원에서는 의원 후보자가 외국 국적 보유 여부를 공개하도록 하거나, 이중국적자의 의회 진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1950년대 판례를 통해 이중국적을 인정해 왔으며, 모레노 의원의 법안 역시 이러한 판례와 맞물리며 법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적으로 이중국적을 금지하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최소 39개국이 이중국적을 공식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과 오스트리아는 성인이 되기 전 반드시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하며, 싱가포르는 군 복무 의무 등을 이유로 이중국적을 엄격히 금지한다. 반면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은 이중국적을 폭넓게 허용하는 국가들이다.

한국은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제한하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허용하는 ‘부분 허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태어난 복수국적자는 만 22세까지 국적 선택을 하도록 규정하되, 병역 의무를 이행하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복수국적 유지가 가능하다. 또한 만 65세 이상인 경우에는 병역 의무와 관계없이 복수국적(국적회복) 유지가 허용된다.

만약 미국 내 이중국적이 전면 폐지될 경우, 한국 복수국적자들도 법 시행 후 정해진 기간 안에 한국 국적과 미국 국적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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