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담판’ 이행 속도내는 美中…”공감대·합의 지속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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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미 보복관세·군수기업 제재 중단…전문가 “매우 좋은 신호”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관세협상 이행에 속도를 내면서 무역전쟁 ‘확전 자제’의 공감대가 재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대좌한 직후에는 ‘전술적 휴전’으로 양국 간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양국이 제재 조치들을 공식적으로 거둬들이자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5일 미국을 상대로 발표했던 일부 관세 보복 조치와 미 군수 기업 대상의 물자 수출 금지 등 조치를 중단한다고 잇달아 밝혔다.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지난 3월 미국이 합성마약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 부과한 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보복 관세 조치를 오는 10일 오후 1시 1분부터 중단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해당 보복 조치는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15% 관세를 추가하고,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 등에 10% 추가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당국은 또 별도 공지를 통해 이미 시행 중인 24% 대미 추가 관세 유예 조치를 10일부터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지난 3월과 4월 미국 군수기업 31곳을 겨냥해 내놓은 핵심 광물 등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 조치도 유예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이유로 3∼4월 미국 군수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넣고 중국과의 거래를 금지했던 조치 역시 1년 동안 실행이 중단된다.

이는 미국이 4일(현지시간) 대중 ‘펜타닐 관세’ 세율을 종전 20%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공개한 이후 화답하듯 발표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31일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대한 이런 후속 조처를 ‘긍정적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트리비움 차이나의 이븐 로저스 페이 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양측이 합의 이행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신호”라면서 “이번 조치로 양국이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했음을 보여줬고, 협정이 지속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날 추가 관세 부과 중단 조치를 발표하며 “미중 간 특정 추가 관세 부과의 잇단 중단 조치는 양국 경제 및 무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요 합의 사항인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와 관련해 미국산 대두가 브라질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점에서 이행 여부가 주목된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직후 중국이 올해 최소 1천200만톤(t), 이후 3년간 매년 2천500만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중국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도 공급망 우위에 있는 산업 분야나 제품을 언제든 무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시 주석과 휴전을 타결했지만, 중국의 도구는 필수 광물 자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이 공급망 지배력을 가진 분야로 리튬이온 배터리, 범용 반도체, 제약 원료 등을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