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중동의 원유 생산과 해상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다.
8일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장 초반 배럴당 119.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소 진정됐지만 101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하루 기준 약 9% 상승세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이란 정권의 강경한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란은 9일 강경 성향의 모즈타바 하메네이(Mojtaba Khamenei)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했다. 그는 최근 사망한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의 뒤를 잇는다.
이 결정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1주일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이란이 전쟁을 멈출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쟁이 2주째로 접어들면서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페르시아만(Persian Gulf) 일대는 세계 원유 생산과 수송의 핵심 지역으로, 분쟁이 확산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 불안은 주요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일부 완화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주요 7개국(G7·Group of Seven) 일부 국가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원유 시장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의 긴장도 유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에너지 조사기관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루 약 1500만 배럴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라크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는 수출 차질로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면서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다. 전쟁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이 석유·가스 시설을 공격한 점도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연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세계 경제 전반에 파급되고 있다. 특히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권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브렌트유와 미국 원유 가격이 이 수준까지 오른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9일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3.48달러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보다 약 50센트 상승한 수준이다. 화물 운송에 많이 쓰이는 디젤 가격은 갤런당 약 4.66달러로 같은 기간 80센트 이상 올랐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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