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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February 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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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도지사]  태평양 건너온 그리움, 내포의 흙내음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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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충남도지사가 27일 충남도청 집무실에서 중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12.27

김태흠 충남도지사에게 묻는 ‘대전·충남 통합특별시’와 재외동포의 미래

2026년 2월 6일, 내포의 충남도청 접견실에는 설렘과 긴장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내포신도시의 파노라마는 조국으로의 귀환을 꿈꾸는 이들을 맞이하려는 듯 역동적인 박동을 내뿜고 있었고, 집무실 테이블 위에는 전 세계 동포들의 거점이 한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놓여 있었다.

작년 12월, 미 대륙의 거친 비바람을 뚫고 마주했던 수많은 디아스포라의 열망과 ‘고향’을 향한 갈증을 가슴에 새긴 김태흠 지사는, 그날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듯 깊은 예우를 담은 미소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인터뷰의 첫 운을 뗐다. 대전·충남 통합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담론 앞에 선 그의 눈빛은 고국을 그리워하는 700만 재외동포들을 향한 가장 따뜻하고도 명징한 응답이었다.

수구초심(首丘初心), 700만 재외동포의 ‘귀환의 갈증’을 읽다

이민 1세대의 은퇴 시점과 맞물려 ‘역이민’은 이제 막연한 동경이 아닌 구체적인 생존 전략이 되었다. 김태흠 지사는 이를 ‘수구초심’이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이 말처럼, 나이가 들수록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다.

실제로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외국 국적 동포의 국내 거소 신고는 2020년 약 46만 명에서 2024년 55만 명을 넘어섰고, 국적 회복 사례 역시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12월 뉴욕, 시카고, LA에서 개최된 역이민 설명회는 그야말로 열광적이었다. 지역마다 100명 이상이 참석해 장내를 가득 메웠으며, 현장에서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 가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동포들의 갈증은 깊었다. 김 지사는 “전 세계 어디에 계시든 한국에 돌아오면 내포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고의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이 나의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충남형 리브투게더’, 집을 넘어 한국 사회의 ‘영구 비자’를 설계하다

시카고 동포들에게 한국의 복잡한 부동산 제도는 귀환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다. 김 지사는 이 문턱을 낮추기 위해 ‘충남형 도시리브투게더’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6년간 먼저 살아보고 분양 여부를 결정하는 합리적인 방식과 재외동포 전용 특별 공급은 동포들에게 단순한 집 한 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 지사는 “동포들에게 집은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첫 번째 비자와도 같다”고 언급하며, 이를 위해 LA 사무소에 전담 상담 인력을 배치하고 해외에서도 계약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아직 국적을 회복하지 못했더라도 거소증만 있으면 입주할 수 있도록 법무부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 주거 정책의 설계 단계부터 동포들의 기준에 맞춰 제도를 다시 쓴 셈이다. 향후 골프빌리지와 민간 아파트, 단독주택 단지까지 내포 안에서 다양한 주거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약속이다.

45분의 기적’, 서울의 인프라와 내포의 자연을 동시에 소유하다

시카고의 악명 높은 교통체증에 익숙한 동포들에게 내포신도시가 제안하는 ‘수도권 45분 생활권’은 마법 같은 수치다. 2031년 서해선과 KTX 경부선이 연결되면 내포에서 용산까지 단 45분 만에 주파가 가능해진다. 이는 내포가 더 이상 지방의 신도시가 아니라 수도권과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생활권임을 의미한다.

김 지사는 이를 통해 동포들이 누릴 ‘이중적인 특권’을 역설했다. “아침에는 내포의 청정한 자연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필요하면 서울의 대형 병원이나 문화 시설을 이용한 뒤 저녁에는 다시 내포의 여유로 돌아오는 삶이 현실이 된다”는 설명이다. 출퇴근은 물론 자녀와 손주들을 만나러 가는 시간까지 획기적으로 단축됨에 따라, 동포들의 삶의 질은 공간의 혁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내포신도시-사진 제공: 충남도청

홍예공원,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를 뛰어넘는 정서적 안식처

내포의 심장부에 위치한 10만 평 규모의 홍예공원은 시카고 동포들에게 밀레니엄 파크나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떠올리게 한다. 김 지사는 이 공간을 처음부터 다음 세대에 물려줄 세계적인 명품 공원으로 기획했다. 공원을 중심으로 도청과 같은 행정 공간, 주거지, 상업 시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충남미술관과 예술의전당도 걸어서 오갈 수 있게 설계되었다.

김 지사가 꿈꾸는 홍예공원의 풍경 속에는 항상 동포들이 있다. “아침에 산책하고 벤치에 앉아 쉬며, 저녁 무렵 공연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상, 그리고 손주 손을 잡고 걷는 그 평화로운 모습이 내포의 미래”라고 그는 말했다. 이국땅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동포들에게 홍예공원은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잃어버렸던 일상의 여유를 되찾아주는 정서적 치유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 서비스, 정착을 가로막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다

역이민을 결심할 때 가장 현실적인 걸림돌은 단연 의료 문제다. 특히 고령층 동포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의료 인프라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내포에 종합의료시설을 직접 구축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올 3월 착공하는 소아전문병원을 시작으로 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 노년기 주요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중증전문진료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명확하다. 내포에 정착한 동포들이 굳이 서울이나 수도권의 대형 병원을 찾아 전전하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곳에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이다. “의료 때문에 망설이지 마십시오. 충남이 책임지겠습니다”라는 그의 단호한 어조에서 동포들의 안전한 노후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거대 메가시티가 가져올 자산 가치의 혁명

이제 질문은 더욱 거시적인 담론으로 이어졌다. 현재 추진 중인 대전과 충남의 통합은 대한민국 행정 지도를 바꾸는 거대한 사건이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인구 360만 명, 경제 규모 190조 원에 달하는 초광역 경제권이 형성된다. 김 지사는 이 변화가 동포들의 실질적인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신했다.

“통합이 이뤄지면 매년 최대 8조 원대의 추가 재원이 확보되고 중앙의 권한이 지방으로 내려온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막대한 재원은 다시 도로, 철도, 문화, 의료 인프라로 재투입되어 집값을 뒷받침하고 자산 가치를 공고히 할 것이다. 규제가 풀리고 기업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내포는 통합특별시의 행정 중심지로서 그 위상을 더욱 확고히 다질 전망이다.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예우, 동포의 경험이 충남의 미래가 된다

김 지사는 재외동포를 단순한 이주민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동포들을 충남의 ‘글로벌 파트너’이자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 소중한 ‘미래 자산’으로 예우한다. 시카고를 비롯한 미 중서부 동포들은 각계각층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재들이다. 김 지사는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도정에 녹여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상 중이다.

지역 일자리센터와 연계해 동포들의 경력에 맞는 자리를 연결하고, 외국어 능력과 국제적 감각을 살린 재능 기부나 문화 교류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향후 역이민이 본격화되면 전문 지원센터를 마련해 동포들이 은퇴 후에도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며 제2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레드카펫 행정’, 복잡한 절차는 줄이고 진심은 더하다

동포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때 가장 고통받는 지점은 복잡한 행정 절차와 세제 문제다. 김 지사는 이를 위해 이른바 ‘레드카펫 행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 3월부터 충남 외국인글로벌센터에 역이민 전담 인력을 배치해 취득세, 재산세 등 부동산 세금 상담부터 정착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한 곳에서 모든 정보를 얻고 개인별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초기 정착 과정에서 겪는 시간과 비용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다. “행정이 먼저 움직여 동포들의 금의환향을 돕겠다”는 그의 다짐은 기존 지자체들의 선언적인 정책과는 궤를 달리하는 실천적인 약속으로 다가왔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교육 인프라로 가족의 미래를 그리다

역이민은 부부만의 문제가 아닌 가족 전체의 이슈다. 방학마다 한국을 찾을 손주들이나 함께 이주할 자녀 세대를 위한 교육 인프라 또한 중요한 고려 요소다. 내포는 현재 19세 미만 인구가 약 38%에 달할 정도로 젊은 도시다.

충남은 이에 발맞춰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를 농생명과학과 ICT 분야 핵심 거점으로 키우고, KAIST 부설 영재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며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자녀 세대가 이곳에서 공부하고 첨단 국가산단과 연계된 진로를 찾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온 가족이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김 지사의 비전이다.

내포에서의 완벽한 하루, 걷고 먹고 쉬며 삶을 회복하다

인터뷰 중간, 김 지사는 동포들에게 권하고 싶은 ‘내포에서의 완벽한 하루’를 소개하며 미소 지었다. 아침에는 예당호 둘레길의 숲길을 걸으며 몸을 풀고, 점심에는 수덕사 앞 식당에서 담백한 산채정식으로 건강을 챙긴다. 해 질 무렵 남당노을전망대에서 서해의 낙조를 보며 하루를 정리한 뒤, 남당항에서 제철 해산물을 맛보는 일상이다.

“걷고, 먹고, 쉬고, 사람을 만나는 이 평범한 리듬이 바로 내포의 삶입니다.” 시카고의 치열한 삶 속에서 잊고 지냈던 이 소박한 행복이야말로 충남이 동포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신뢰의 정치, 조례로 묶은 ‘변치 않는 약속’

강력한 추진력으로 정평이 난 김 지사지만, 역이민 사업은 정권이나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는 ‘제도화’를 택했다. 올해 2월 전국 최초로 ‘재외동포 이주와 정착 지원 조례’를 제정해 도지사의 책무와 예산 지원 근거를 명확히 했다.

행정 안내, 상담, 한국 문화 교육은 물론 예산 범위 내에서의 정착 장려금 지원까지 법적 근거를 담았다. 내포를 공유하는 홍성과 예산군 역시 상반기 내 관련 조례를 제정해 도와 시군이 합심하는 체계를 갖춘다. “정치적 상황이 변해도 동포들과 맺은 약속은 변치 않는다”는 확신을 조례라는 단단한 그릇에 담아낸 것이다.

시카고의 겨울을 녹이는 고향의 온도, “내포는 이미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시카고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동포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시카고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 고향 생각 많이 나셨지요? 충남에 오시면 집도 있고 병원도 있으며, 함께 밥 먹고 정을 나눌 이웃도 있습니다.”

그는 서두르지 말고 마음이 정해지면 충남을 가장 먼저 떠올려 달라고 당부했다. 고향 같은 따뜻한 마음으로 맞이할 준비가 이미 끝났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지사와 나눈 대화의 잔상이 내포의 저녁노을과 함께 겹쳐졌다. 역이민은 단순히 거주지를 옮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생의 황혼에서 자신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고, 흩어졌던 가족의 역사를 재결합하는 숭고한 여정이다.

김태흠 지사가 그리는 내포의 미래는 거창한 수식어보다 ‘사람에 대한 예우’가 돋보였다. 시카고의 칼바람을 견디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궈온 우리 동포들에게, 이제는 국가가 그리고 충남이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주어야 한다는 그의 뚝심은 시카고의 시린 겨울을 녹이기에 충분해 보였다. 대전·충남 통합특별시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지금, 그 물결 위에 우리 동포들을 위한 가장 안전하고 화려한 배가 띄워지고 있다.

이가희 시카고한국일보 한국특파원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시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