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 1만여명 명단 전격 공개
▶ 한인 5명 포함… 성폭행·사기·음주운전 등
▶ 가주 1,524명 최다… “추방 대상 계속 공개”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단속을 통해 체포한 한인 등 불법체류 범죄자들의 상세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개설, 총 1만 명에 육박하는 추방 대상자 명단을 온라인에 전격 공개했다. 그러나 이 명단에 포함된 한인 중에는 체포 이유가 단순 교통위반으로 표시된 사례도 있어 이번 명단 공개로 인한 이민자 사회의 불안감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DHS는 ‘최악 중 최악’(Worst of the Worst)이라는 이름의 웹사이트(wow.dhs.gov)를 지난 8일 개통했다며 “전국에서 체포된 범법 불체자들의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초기 공개분에는 9,845명의 체포 기록이 포함됐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웹사이트는 체포자의 이름, 얼굴 사진, 혐의, 체포 지역, 출신국 등을 검색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DHS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살인, 폭행, 강간, 아동 학대, 마약 밀매, 무장강도 등 중범죄 전력이 있는 불체자들을 집중 단속해 왔으며, 이번 공개에는 중범죄뿐 아니라 음주운전(DUI), 절도, 신분 도용, 교통법규 위반 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 혐의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공개 명단에는 최소 5명의 한국 출신 체포자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네소타주 파리보에서 체포된 이모씨는 성폭행 혐의로 등재돼 있으며,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체포된 이모씨는 주거침입·절도, 위조, 사기, 마리화나 판매, 차량 절도, 크레딧카드 불법 사용, 공모 등 복수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텍사스주 빅스프링에서 적발된 백모씨는 절도, 음주운전, 돈세탁 혐의가 기록돼 있으며, 같은 휴스턴 지역에서 체포된 손모씨는 교통 관련 위반이 이유로 등재돼 있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에서 체포된 강모씨는 신분 도용과 사기 혐의로 공개 명단에 포함됐다.
한편 주별 체포자 규모를 살펴보면 캘리포니아주가 1,524명으로 가장 많았고, 뉴욕이 142명, 뉴저지가 109명 등으로 뒤를 이었다. DHS는 “이번 사이트 개설로 미국 국민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어떤 범죄 불체자가 활동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공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트리샤 맥러플린 DHS 차관보는 “언론이 사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동안 ICE와 CBP 요원들은 미국 사회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더 이상 언론 보도를 기다릴 필요 없이 직접 체포자들의 범죄 전력과 체포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DHS는 또한 ICE·CBP 요원에 대한 폭행이 1,150% 이상 증가하고 차량 돌진 공격도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에서 단속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