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주민·고소득층… “성경은 사실 아냐”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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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교인, 흑인 개신교인, 남부 지역 주민 등 전통적으로 성경적 신앙관을 중시하는 그룹은 여전히 성경의 문자적 해석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전체 성인 사이에서는 성경을 ‘고대 신화’ 또는 ‘유익한 이야기’ 정도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음주의 교리 연구기관 ‘리고니어 선교회’(Ligonier Ministries)가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2025 신학 실태 보고서’(The State of Theology 2025)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48%가 ‘성경은 모든 신성한 문헌처럼 고대 신화에 대한 유익한 기록을 담고 있으나 문자 그대로 사실은 아니다’는 주장에 동의했다. 이 중 8%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같은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비율은 약 43%로 동의 응답자보다 낮았다. 남부 주민, 복음주의교인, 월 1~2회 이상 교회 출석 교인 중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대도시 거주자나 연소득 7만5000달러 이상 고소득층일수록 성경의 문자적 진실성에 의문을 갖는 경향이 높았다.

성경의 ‘틀림없음’에 대한 질문에는 ‘성경이 가르치는 모든 내용은 100% 정확하다’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동의한다’는 응답이 약 31%, ‘다소 동의한다’는 응답이 약 18%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전체 응답자 중 약 44%는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6%는 ‘확신이 없다’고 했다.

하나님의 ‘흠 없음’에 대한 질문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다소 드러났다. ‘하나님은 완전한 존재이며 실수할 수 없다’는 주장에 강하게 동의한 비율은 약 53%, ‘다소 동의’는 약 13%였다. 반면 약 17%는 ‘강하게 반대’, 약 9%는 ‘다소 반대’했으며, 약 8%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삼위일체 교리에 대한 이해가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으로도 조사됐다. ‘하나의 참된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세 인격으로 존재한다’는 전통 기독교 교리에 ‘강하게 동의’한 응답자는 약 55%, ‘다소 동의’는 약 16%에 그쳤다. 반면 전체 응답자 중 약 20%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약 10%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또, 예수에 대한 신앙고백 또한 낮아지고 있다. ‘예수는 위대한 교사였지만 하나님은 아니다’는 주장에 동의(약 48%)가 반대(약 40%)보다 많았고, 약 11%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결혼과 성 정체성에 대한 인식의 경우 보수적 교리를 지지하는 응답이 많았다.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를 위해 하나님이 정한 제도’라는 주장에 ‘강하게 동의’한 비율은 약 51%, ‘다소 동의’는 약 14%로 절반을 웃돌았다. 반면 반대 응답자는 약 29%였다. ‘전통적 결혼 외의 성관계는 죄다’는 주장에도 동의 비율이 약 52%로 반대(44%)보다 높았다. 성 정체성과 관련된 이슈에서도 ‘생물학적 성과 상관없이 성별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가 약 54%로 보수적 인식이 다수를 차지했다. 동성애에 대한 성경의 규범이 현재 사회에서도 적용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성경의 동성애 비판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약 41%가 동의, 약 46%는 반대, 약 14%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미국 성인은 여전히 성경이 삶의 지침서로서 권위를 가진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경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칠 권위가 있다’는 주장에 ‘강하게 동의’한 비율은 약 28%, ‘다소 동의’는 약 22%, 반대는 약 44%, 확신하지 못한 응답자는 약 5%였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 1월 미국 성인 3,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