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 F
Chicago
Friday, February 20, 2026
Home 종합뉴스 주요뉴스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 트럼프, 즉각 ‘10% 관세’ 정면 돌파

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 트럼프, 즉각 ‘10% 관세’ 정면 돌파

5
美대법원 관세 위법 판결 후 기자회견하는 트럼프-로이터 연합뉴스

연방 대법원 “의회 승인 없는 관세 부과 불가” 6대 3 판결
트럼프, 판결 당일 ‘무역법 122조’ 발동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무역 정책인 ‘상호관세’가 연방 대법원에서 위법 판정을 받으며 집권 2기 경제 기조가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즉시 서명하겠다고 밝히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연방 대법원은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의회의 승인 없이 전 세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대통령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위법이라고 6대 3으로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서에서 “헌법상 관세와 세금 부과 권한은 입법부인 의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이유만으로 금액과 기간에 제한이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행정부가 긴급 권한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의회의 과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권력 분립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사법부를 “수치(disgrace)”라고 비난하며, 관세 무효화 소식에 기뻐할 국가들을 향해 “그들의 춤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법원이 문제 삼은 IEEPA 대신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법 122조는 국제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최대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기존 관세 체계를 유지하며 시간을 번 뒤,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와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등을 활용해 더 강력한 장기적 관세 장벽을 재구축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관세의 부과 시점을 “오늘로부터 3일 후”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2025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약 2,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수익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법원이 해당 관세를 위법으로 규정함에 따라, 이미 관세를 지불한 기업들의 대규모 환급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수 의견을 낸 브렛 캐버너 대법관 등은 “이번 판결이 수입업자들의 환급 요구로 이어져 경제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 교역국들은 법적 승소 소식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IEEPA 근거 관세는 무효화됐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즉시 대체 관세를 발동하고 품목별 정밀 조사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3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관세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