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 보육비가 렌트비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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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news

시카고, 두 자녀 월 보육비로 평균 3,203달러 지출

맞벌이 부모가 두 자녀를 맡기기 위해 지급하는 보육비가 월세를 웃도는 도시가 늘고 있다.

개인 금융 사이트 렌딩트리(LendingTree)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85개 주요 도시에서 두 자녀를 둔 가정의 월 보육비가 임대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전역에서 평균적으로 영아 한 명을 전일제로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은 월 1,282달러이며, 두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월평균 2,252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브래스카 오마하, 위스콘신 밀워키, 뉴욕 버팔로 등 일부 도시는 영유아와 4세 아동을 전일제로 맡길 경우 월 보육비가 현지 월세의 두 배 이상에 달했다.

시카고도 예외는 아니다. 렌딩트리 자료에 따르면 시카고의 두 자녀 보육비는 월 3,203달러로, 현지 2베드룸 임대료 1,781달러보다 약 80% 높은 수준이다. 보육비 부담은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많은 맞벌이 가정에게 사실상 ‘생활비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높은 수요와 제한된 보육 시설, 숙련된 조기 교육 인력 부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브리검영대와 데저렛뉴스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자녀 양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지나 먼로 씨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맞벌이 가정인데, 양가 부모님이 더 이상 손주를 돌봐주시기 어려운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일주일에 450달러가 2살 아들의 유치원비로 나가는데,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시카고를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서는 보육시설 부족으로 ‘차일드케어 사막(child care desert)’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육원 운영자들이 경쟁 없이 높은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주변 가족이나 친척에게 도움받기 어려운 현실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 부모 권익 단체 ‘내셔널 페어런츠 유니언’ 케리 로드리게스 회장은 “현대 맞벌이 가정의 현실과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실제 비용을 인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 보육 인력 충원, 합리적 보육비 책정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보육비 상승은 단순히 생활비 부담을 넘어 정치적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2,000달러 세금 환급 및 장기 모기지 도입 등을 포함한 생활비 경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바나나, 소고기, 커피 등 일부 식료품의 관세를 면제하기도 했다.

시카고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차기 시장과 지방 정부가 6주부터 5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한 무료 보육 제공 등 보육 정책 개선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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